말 많은 자, 함부로 떠드는 자

by lightjc


"아…… 좀 살 것 같다. 근데 여긴 어디지"

얼굴과 목덜미가 하얗게 젖은 진사장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닦으며 말한다. 회색 불빛이 꺼진다.

"성사장네 전집 지하고, 사장님은… 여기선 꼴찌네. 끝판왕인가?"

김세전이 대답하며 펌프질을 멈추자 이번에는 백색 불빛이 꺼진다. 다른 통들도 조용해지며 지하는 이내 흐릿하게 어두워진다.


“상가 받아오랬더니 왜 나를 여기로 모셔왔냐”

“성과장이 밀어 넣었겠죠.”

"근데 저 앞에 저건 뭐지"

"와인통이에요. 근데 저기도 사람이 있나? 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한데"

주양직이 자세히 보려는 듯 펌프질을 하며 쳐다본다. 금색 빛이 환하다.

민정희는 숨죽이고 있다. 흔들리던 자물쇠를 조용히 잡아본다.

"와인 좋지. 아, 아, 야 파이프, 파이프 설치한 놈, 이번엔 와인 좀 공급해 봐"

진형세가 막걸리관을 붙잡고 떠든다. 놀이공원에라도 온 듯 계속 히죽거린다.

“이거 괜찮네. 요기도 되고. 운동하고 나서 양주 말고 이거 먹어야겠다. 근데 왜 막걸리만 나오냐"

"거 참 말 많네. 막걸릿집이니까 그렇겠지. 지금 놀러 왔수?”

주양직이 소리 지른다.


“성인태 같은 놈이 와인바를 하겠어요?”

“그렇지, 막걸리에 소주나 마시겠지”

김세전이 소리치고 진형세가 맞장구친다.

잠시 후, 4번, 5번 통에서 불빛이 켜지더니 ‘웅’하는 요란한 기계음이 들린다.

“악”

“악”

김세전과 진형세가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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