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나로부터
익숙함을 등지고 새로운 도전을 고할 때의 출발점은 헤어짐으로 시작한다.
헤어짐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는 너무나 흔한 말, 너도 많이 들었을 그 말이다.
그럼에도 헤어짐이 모두에게 공평하고 긍정적인 시작을 주진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다.
헤어짐이야말로 내면을 갈무리해야만 안정과 추진력을 얻는 골칫덩어리이기에.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어렵고 낯선 이름의 친구이다.
헤어짐에 있어서 강자였나, 약자였나.
알면서도 도망갔나, 모르면서 등을 돌렸나.
필연의 안녕이었을까, 선택의 유무였을까.
나를 탓하나, 남을 탓하나.
헤어짐을 겪고 나서 오는 후폭풍에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상처받고, 그 모습의 한심스러움이 몰려올 때가 있다.
인사를 고하는 안녕의 말은 그렇게 어느 위치, 어떤 시간, 그리고 어떠한 것들과 하냐에 따라 무게의 가치가 달라지는 법이다.
시답잖은 안녕은 있지만 그렇다고 이겨낼 수 없는 안녕도 없음이다. 자연스러운 결말과 결과를 상상하지 말고 어떻게, 얼마나 손을 뻗었냐가 지금은 더 중요하다. 그렇게 우리는 또 헤어지고 시작하고, 또 갈무리하며 우리의 오늘을 쌓아가 그 어떤 부정에도 가라앉지 않는 온전한 항해를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