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난 얼마가 필요할까?
은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여러 가지 가정을 해 보아야 한다.
특히 마케팅하는 분들은 simulation 많이 해볼 테니 한 번쯤은 꼭 해보자.
일단 가장 중요한 가정은 내가 몇 살까지 일을 할 수 있느냐 이겠다. 아는 분은 알겠지만 회사에 가서 일을 할 때보다 집에서 휴일에 놀 때 훨씬 많은 돈을 쓴다.
회사에 가면 커피 포함 음료도 제공받고, 점심도 구내식당 혹은 식비를 지원받으므로 (월에 20만 원 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기 때문에 회사들이 요새는 20만 원 정도를 식비로 책정한다.) 실제로는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 거의 없다. 야근을 하게 되면 야근 식대비를 지원받고, 늦게 까지 일을 하면 야근 택시비도 지원해 주는 경우가 많다. 회식도 회사 경비처리가 된다. 즉 회사에 다니면 평일은 거의 돈을 쓸 일이 없다. 게다가 나처럼 담배도 안 피고 술도 분위기만 즐길 뿐 딱히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특히나 그렇다.
나가는 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월급도 받으니 순현금 흐름은 일을 하지 않을 때와는 비교할 바가 없다. 월급, 인센티브, 퇴직연금도 한 달이 지날수록 점점 더 쌓여간다.
회사뿐만이 아니다. 회사에서는 단체보험도 제공해 주니 개인적으로 실손 보험 등을 따로 들 필요도 없다. 직장인 건강보험의 역할도 굉장히 크다. 회사를 그만두면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그때부터 엄청난 보험료가 나간다. 직장가입자는 회사와 반반 내는데 지역가입자가 되는 순간 오롯이 혼자 내고 또 재산을 함께 산정해서 비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회사에서는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월급도 월급이지만 사실 제반 비용들을 줄이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소속감 등에서 오는 정서적인 부분도 중요하고)
일단 계획은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나 내 노년의 인생을 위한 것이니 과하게 aggressive 하게 잡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난 55세 정도를 목표로 해서 계획을 짜고 있다. 더 일하면 당연히 좋고.
그리고 다들 50대 정도에 가까워지면 사실 자녀 양육 문제가 크다. 학교, 학원비, 결혼할 때 지원 등 이런 문제를 그래서 미리부터 준비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난 사실 추운 날씨가 정말 싫다. 날이 추워지면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 그래서 예전에도 동남아 쪽 지사로 지원해 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알다시피 나이를 먹고 가족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또 굳이 말도 안 통하는 외국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은퇴 후에 저렴한 물가를 충분히 활용하여 풍족한 생활을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한국에서 더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면 하면 되고, 그때부터는 선택의 문제이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휴가 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닐 때 단순히 휴가를 보내는 것보다는 이 나라에서 살게 되면 어떨까? 만약 6개월 정도 살면 어떻게 살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비록 여행은 호텔에서 묶지만 에어비앤비나 장기투숙할 수 있는 호텔들도 눈여겨보는 중이다.
다행인 건 참 몸만 건강하면 외국은 살기 좋은 곳이다. 영어만 할 줄 알면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되고 물가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바글거리는(특히 한국과 중국 사람들이 많으면 물가가 비싸다.) 핫 스폿만 아니면 저렴하다.
예를 들어 웬만한 동남아에서 1달 정도 수영장 딸린 방 1-2개 있는 거실 넓은 방을 빌리면 100-150만 원 정도 사이가 든다. 럭셔리할수록 돈이 더 드니 결국 선택의 문제이다.
따라서 1달에 150만 원 정도 숙박비를 잡고, 하루에 로컬식으로 3만 원 정도 식비를 잡으면 100만 원, 기타 비용을 잡으면 결국 한 달에 적게는 300, 많게는 500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1년 중 추운 겨울에만 나간다고 가정하면 11월~2월, 총 4개월 정도이다. 최대 20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이 정도면 오히려 한국에서 쓰는 것보다 적을 수도 있겠다. (한국의 집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 등은 일단 제외하기로 한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적정 생활비는 한국에서는 약 3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생활해 보면 알겠지만 서울에서 350만 원으로는 정말 먹고사는 최소한의 금액이다. (가끔은 이런 조사가 과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인지 궁금할 때도 있다.) 지역가입자, 자동차 보험, 아파트 재산세 등 결국 저 350만 원은 순수하게 먹고사는 금액이리라. 350만 원 x 8개월 (4개월은 외국이니) 이면 2800만 원이다. 그리고 외국 나가있는 동안도 보험료, 세금은 다 나가니 한 100만 원씩 나간다고 생각하면 400만 원.
여기까지만 해도 5200만 원이 필요하다.
그래도 취미생활도 해야 하고 친구들도 봐야 하고 1달에 최소 50-100만 원은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400-800만 원 사이가 들어간다.
뭐 이런 식으로 내가 살면서 내가 얼마 금액이 들어갈지를 계산해 보고, 현재가치로 계산을 해보면 대충 필요한 금액이 나오는 것이다.
막연하게 노년의 경제적인 부분을 불안해만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실제로 계산을 해보고 필요로 하는 돈이 충분한지를 계산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난 월에 1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산출을 했었고(목표는 굉장히 ambitious 하게 정했다!!) , 단순히 계획이 아니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지난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부를 하면서 노후를 준비해 왔다. 흙수저였던 나, 그리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당연히 이 돈을 만들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그래서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수익은 결국 시간과 수익률의 곱하기다. 그런데 수익률이 과하게 높은 건 거의 100% 사기다. 그럼 결국 시간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그래서 복리를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진부한 얘기를 하고 글을 쓰는 이유도 제약업계에 있는 후배들이 빨리 이런 부분을 깨닫고 미래를 준비하길 바라서 이다.
그럼 또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시간의 힘, 복리
#과도한 수익을 주는 건 다 사기다
#조기은퇴
#회사를 다니는 게 가장 좋긴 하다
#재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