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회사 임원의 퇴직 준비 일기 다섯 번째

나의 가장 큰 보물은 자녀지만, 노후의 가장 큰 적도 자녀이다.

by 러블리 이지


전 세계 부모들의 마음은 다 똑같겠지만 대한민국은 유독 내가 먹고사는 게 어려워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간이고 쓸게도 다 빼준다. 재정적으로 불가한데도 무리를 해서라도 결국 한다.


돈이 많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없는데 빚을 지고, 노후를 위해 모아놓은 돈을 다 빼서 쓴 다음에 늙어서 자녀들에게 기대는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관계는 오래가기가 쉽지 않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장성한 아이가 와서 매달 100만 원씩 생활비를 달라고 하면 기분이 어떠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늙어서 자녀들에게 매달 생활비를 달라고 하면 과연 자녀들은 어떤 기분을 느낄까? 만남이 부담이 되는 순간 관계는 소원해지게 된다.

자녀가 결혼이라도 했다가는 그 돈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기 십상이고, 실제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부모님들께 매달 돈을 드리는 문제로 싸우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우리나라 30대 직장인의 평균 소득은 약 4000만 원 언저리다. 대기업이라면 5-6000은 되겠으나, 평균이 그렇다는 얘기다. 월 수령으로 하면 270-300만 원 사이이다. 여기에서 매달 50-100만 원을 지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자녀의 가정경제를 파탄내기 충분하지 않을까. 자녀들도 한창 돈을 모아야 할 시기에 저축해서 자산을 형성할 기회가 완전히 박탈당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의 공부에 모든 걸 투자하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나중에 용돈 받아 생활하는 상황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설마 이렇게 하는데 나중에 도와주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꿈 깨도록 하자.


현재 대한민국 서울의 20평대 평균 아파트들의 평균값은 8-12억 정도이다. 강남권은 생각할 필요도 없고, 마용성, 그리고 강북만 해도 최소 6억에서 15억이나 된다.

전세는 6억대라고 한다. 조금 싼 동네로 들어가면 그것보다 살짝 낮아질 수는 있겠으나 어쨌든 최소한 6억 이상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본인들이 스스로 벌어서 결혼하고 알아서 잘 살아주면 참으로 고맙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평균 소득이 월 실수령으로 300만 원이 채 안 되는 상황에 6억이면 숨만 쉬고 살아도 20년을 모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그렇다고 월세를 살면 돈이 안 모인다. 돈이 없어 안정적으로 거주할 곳을 구하기 힘들고 아이를 낳기 힘들다. 아이를 낳으면 결국 한쪽이 휴직을 하든 퇴직을 하게 되는 상황인데 그럼 소득이 반으로 줄기 때문에 생활이 불가하다. 그렇다고 사람을 고용하자니 그것도 200만 원 이상이 들고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기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결국 결혼을 늦게 하고 출산을 늦게 하거나 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돈을 많이 벌어도 현재 한국의 근로소득세율은 상당히 높다. 세금을 떼고 남은 돈으로 투자하면 또 거기서 세금을 뗀다. 결국 근로소득을 통한 자산축적이 굉장히 어려운 나라이다.

수익은 결국 시간과 수익률인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무리하다가 사기를 당하거나 코인, 2배, 3배 레버리지 상품에 집착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유난히 레버리지 상품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운이 좋아 일부는 돈을 벌지만 대다수는 돈을 까먹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결국 시간을 길게 투자하는 방법이 정석이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들어가는 초, 중, 고등학교의 학비, 학원비는 어떻게 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내가 퇴직 직전, 혹은 퇴직 후에 맞이하는 대학, 그리고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따라서 미리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럼 아이 1명을 키우면 얼마나 들까? 대한민국은 GDP대비 전 세계에서 자녀 양육비가 가장 높은 국가로 자주 언급이 된다.

0-18세 까지는 약 3.35억, 대학교를 포함시키면 약 4-5억 정도라고 한다. 결국 학교를 졸업시켜 사회 구성원으로 만드는데 까지만 거의 4억 이상이 든다.

즉 내가 퇴직할 시점부터 들어가는 대학교 학자금등의 약 1억, 그리고 결혼시킬 때 들어가는 6억에 가까운 돈이 문제인 것이다.


그럼 현실적인 고민은 우리가 현직에 있을 때 어떻게든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가 되겠다.

난 회사를 빨리 퇴직하고 싶은 마음과 동시게 당연히 자녀에게 들어가는 돈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세금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게 되고 이런 지식들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


1. 최대한 빨리 증여를 해야 한다. 돈이 여유가 있기 쉽지 않지만 원래 쓰고 남는 돈이라는 건 없다. 그리고 안 그래도 세금 많이 내는데 증여하면서 추가로 세금을 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는 10년에 2천만 원씩 증여가 되니 태어나는 순간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아서 증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기타 친족도 1천만 원 가능하나, 현금 모아서 이모, 삼촌 등에게 전달해주고 1천만 원 증여를 해주는 게 좋다. 이렇게 태어나면서 3천만 원을 하고, 또 11세에 한 번 더 3천만 원을 하고 21세에 6천만 원(18세 이상은 5천까지 가능하다) 이렇게 3번을 하면 1.2억이다. 추가로 들어오는 설, 추석, 생일 용돈들은 싹싹 털어서 모두 저축해주자. 난 약간 대출을 해서라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대출은 갚으면 되지만 증여는 딱 그 시점이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2. 운용을 빨리 해야 한다. 결국 소액(?)으로 장기투자해서 돈을 벌어줘야 한다. 나스닥 100 , S&P500 같은 지수에 투자해서 버티면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이 나게 된다. 72법칙이라고 있다. 기간 x 수익률이 72가 되는 시점에 원금의 2배가 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지수에 묻어두고 약 7년 정도 버티면 원금의 2배가 된다는 뜻이다. 자세한 운용에 대해서는 알아서들 공부하자.


대충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처음 증여한 3천은 20년이 지나 성인이 된 시점에 약 3배인 2억 정도가 되고, 두 번째 증여한 3천은 7.7천이 된다. 마지막 증여한 6천을 합치면 거의 3억이 된다. 이걸 10년 한 번 더 운용하면 7.8억 정도가 된다. 자녀가 결혼 적령기인 30세가 가까워지는 시점이다. 여기에 용돈 등을 빼앗아(?) 저축해 준 금액을 합치면 아마 8억은 될 것이다. 결국 이것일 자녀를 결혼시키는 시드머니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인플레이션도 있으니, 이것보다는 더 필요로 되겠지만 일단 산술적으로만 생각을 해보자)


이 과정을 빨리 시작하고 끝내야 예상치 못하게 들어가는 큰 금액이 줄어들게 되고, 나의 노후도 예측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자녀 부양을 위해 돈 벌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런 고민을 미리 해 놓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조기은퇴

#노후의 가장 큰 보물이자짐은자녀

#투자의 중요성

#아들아 그래도 사랑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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