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하트총도 안 쏴줄 거야!

by 박하린


관계는 늘 상대적이다.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부모라고 해서

갑자기 보살이 되는 것도 아니다.


세돌이 좀 지난 다섯 살 아이가

화가 난다고 악을 쓰며 울며 말했다.

“엄마한테 이제 하트총도 안 쏴줄 거야!

엄마랑 안 놀고 아빠랑 놀 거야 엉엉엉.”


홧김에 하는 이야기라는 것도 알고

하트총 그거 못 받아도 별일 없는 것도 안다.

근데 그 순간 그 말이 어찌나 서글프던지

나는 사실 아이의 손가락을 꾹 누르면

빵 하고 가슴에 쏘아주던 하트총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었던 거다.


훈육의 시간이 끝나고 한껏 포옹의 시간도 가진 후

나중에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며 물었다.

“엄마랑 진짜 안 놀고 하트총도 안 쏴줄 거야?”

“아니 쏴줄 거야 엄마랑 놀 거야”


해줄 거 아는데도 나도 그렇게 아이의 그 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문득 꽤 커버린 내가 엄마에게 뱉어냈던 비수의 말들도 떠오른다.

물론 우리 엄마도 보살은 아니었고

엄마가 쏟아내는 감정이 버거워 짓눌린 시절도 있었다 아니 많았다.


떼쓰고 악쓰지 않는 아이가 있을까.

내 감정이 불쑥 앞섰던 경험이 없는 부모가 있을까.


조금은 우리 엄마도 용서하고

이제 내가 엄마니까 앞으로 아이가 자라면서 화낼 때마다

꺼낼 독화살 같은 말에 대비할 마음의 방패도 마련해 본다.


순간적인 찰나의 감정이 실린 말일뿐이다.

나를 향한 진심이 아니다.

진심이라 하더라도 나는 끝까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너는 잊겠지만 나는 언젠가 꺼내볼 수 있는

하트총을 마음에 간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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