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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설자 Mar 03. 2020

코로나 시대의 생활

흐르는 강물처럼

 

    

 슈피겔 2월호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특집 기사가 실렸다고 한다.

“… 역설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위험의 세계화를 구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것은 자발적 격리, 고요함, 그리고 인내심이다.”


자발적 격리


 격리 생활이 시작이다. 그보다 ‘사회적 격리’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모임에 갈 수 없다. 외출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자발적 격리를 실천하고 있다.      


고요     


 하루 종일 붉은 박스에 올라오는 뉴스로 머릿속은 온통 기름에 튀긴 당면이 되었다. 휴대폰 화면을 너무 보아서 눈이 떨리기까지 한다. 숨을 쉬러 한강으로 나간다. 고요해지기 위해서다. 강물이 돌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사랑스럽다. 버들강아지도 물이 오르고 개나리가 꽃을 피웠다.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나려 힘을 쓰고 있다. 아무도 없는 강가에서 마스크를 풀고 마음껏 숨을 쉰다. 한 번도 숨을 쉬지 않았던 것처럼. 폐가 부풀어 오른다.


 누군가 다가오면 다시 마스크를 한다.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일상이 깨진 요즘,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이 이렇게 절절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하늘에는 온통 세균이, 바이러스가 떠 있는 것처럼 흐렸다. 며칠 전 한강에는 수중보 물을 풀었다. 시원하게 흐르는 한강물을 보며 잠시 위안을 얻었다.      


인내심     


 거르지 않고 식사를 한다. 이것저것 골고루 먹는다. 이참에 ‘냉장고 파먹기’를 하고 있다. 몸에 좋은 것이 결국 면역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견뎌야 한다. 내가 아픈 것은 두렵지 않다. 하지만 딸과 아들 남편, 그리고 내 주변, 아이들의 직장과 또 그 이어진 거미줄 같은 관계들에 상처를 줄까 봐 나는 견딜 수밖에 없다. 모두가 그럴 것이다.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 시기를 견디고 있을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명상과 고요, 인내심으로 이 폭풍을 이겨내야 한다. 마음의 평화로 면역력을 키워 나를 보호하고 주변을 지켜내야 한다. 힘든 현장에서 애쓰는 분들을 보면서 눈물이 난다. 그들에게 진정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정확한 정보를 믿고 협조하여 이 난국을 이겨낸다면 당당한 질병극복 키워드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될 것이다. 질병은 메이드 인 차이나이지만 질병 극복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다. ‘사나울수록 폭풍은 빨리 지나간다 .’는 말에 눈이 머물렀다.

 이 모든 것이 흘러갈 것이다.


흘러갈 것이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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