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책 읽기 1

책과 친해지기

by 오설자

학부모님들이 상담을 오면 주로 하는 세 가지 단골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은 잘 하나요?" ( 학습태도, 발표 등)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는 잘 지내나요?"(교우관계)

"우리 아이가 책을 잘 안 읽어요. 어떻게 하죠?" (독서)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아이는 책의 재미를 알기 전에 강요에 의해 책 읽기가 부담으로, 또 하나의 공부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 이거 읽고 싶어요.”


이렇게 읽고자 할 때 바로 책이 투입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 읽습니다. 또 다른 책 읽기로 확장이 되고요. 그런 순간은 많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독서 동기가 채워지지 않은 채 몇 번 지나고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읽고자 하는 욕구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어렸을 때 ‘독서 동기’를 잘 포착해서 자발적으로 읽으려는 의지가 발동하게 해야 합니다. 책은 마음이 동할 때 읽게 해야 합니다. 동하지 않으면? 기다립니다. 읽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게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두 아이는 두 살 터울이었습니다. 딸과 아들이었지만 둘은 잘 놀았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족한 부분들을 서로에게서 찾기도 했습니다. 비 오는 휴일이면 둘이 놀다가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었습니다. 한 책을 가지고 역할놀이로 읽더군요, 캐릭터를 살려 리얼하게 읽기도 하고 대사가 없는 책을 저들끼리 만들면서 대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큰아이는 책을 정독을 했고 작은 아이는 속독을 했습니다. 정독하는 아이는 천천히 읽었고 속독을 하는 아이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어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당시 도서전에서 구입한 <앗, 시리즈> 100권은 몇 번을 읽었나 봅니다. 다른 책도 항상 책을 곁에 놓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애들이 하는 국어 **학습지에 나오는 지문이 읽을거리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토막토막 나온 이야기를 통으로 읽고 싶어 했습니다. 내용을 보니 다 좋은 도서들이라 매번 사 주었습니다. 학습지에서 살짝 맛을 본 책을 온전히 읽는 것이 좋았나 봅니다.


또다른 방법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읽히고 싶은 책이 있으면 엄마가 미리 읽어둡니다.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딱 멈추고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지? 엄마도 까먹었다.’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게 합니다.


큰아이는 정독을 하였지만 그리 책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늘 고민이었습니다. 같이 학교에 가면서 이야기를 해주다가 이야기의 절정에서 딱 멈추었습니다. 아이는 궁금해서 안달이 났습니다. 집에 와 보니 신기하게도 거실 탁자 위에 그 책이 있습니다.


“엄마, <행복한 왕자> 여기 있어요.”

“아, 정말? 엄마도 완전 궁금해.”


아이는 얼른 책을 펴고 읽습니다. 물론 엄마의 ‘잔머리’로 만든 치밀한 계략이었죠. 그렇게 조금씩 아주 천천히 책과 친하게 되었습니다.



딸은 대학원에 다닐 때, 학교 근처에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딸이 매일 10분씩 책을 읽고 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에 갈 때 책을 챙겨가서 올 때 다른 책으로 바꿔갔습니다. 책 읽기가 또 다른 생활의 즐거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무척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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