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시작이 된다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by irudat


안녕하세요? 이루다쌤입니다 :)

오늘은 성미정 시인의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라는

긴 제목의 시를 소개하고 시에 대한 느낌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 시를 접한 지도 20년이 되었네요.

서점에서 이 시를 처음 접하고

시인에게 제 마음을 읽힌 것만 같아

신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집을 구입해 나오며

한 번씩 다시 읽어보곤 했는데

이렇게 소개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그럼 시작해 볼게요 :)




처음엔 착한 구두를 사랑했다고 해요.

그러다 그 안에 숨겨진 발도 사랑하게 되고

다리며 머리며 머리를 감싼 곱슬머리까지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죠.


그리고 궁금해집니다.

그는 나의 어디부터 사랑하게 되었는지가요.

그리고 또 궁금하게 되죠. 지금은 어디쯤에

그 사랑이 머물러 있는지 가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가 나의 어디를 좋아하는지가 궁금했고,

지금은 어디쯤 그의 감정이 머물러 있는지가

또다시 궁금했었죠.


하지만 시는 저와는 달랐어요.

저는 설레고 좋았던 만큼 불안했던 것 같아요.

이 감정이 식어버리면, 혹시 나에게 좋지 않은 모습이 보인다면

감정이 사라진다면 어쩌지 하고요.


그런 물음에 시는 대답합니다.

처음엔 당신의 구두를 사랑했고,

이제는 당신의 구두가 가는 곳과 손길이 닿는 곳을

사랑하기 시작하고 있으니 언제나 사랑의 시작이라고요.


이 시를 만나고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 속에 갇혀 있었는지를요.

그런 제 모습이 그를 저에게서 멀어지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백지영과 이홍기가 부른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노래에는 이런 가사가 나와요.



"사랑이 깊어서 이별이 된 거죠.

조금만 사랑했더라면 떠나지 않았을 텐데

생각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 이별을 만든 거죠"


언젠가 이 노래를 듣고 어쩌면 그때 제가

저랬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모든 것은 사랑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무엇에서부터 그를 좋아했던 것과 상관없이요.

함께 가는 삶의 발걸음이 모두 시작일 수 있으니까요.

이런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또 저를 조금 더 일찍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하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이 시를 만나서 그때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에요.

그리고 이제는 저 자신의 발걸음을 따라

제 구두가 가는 길이 언제나 시작이라고 믿고 있으니

더 많은 걸 얻은 거라 생각해요.




사족:


자신의 구두가 가는 길을 언제나 시작이라 생각하고

그 길을 사랑한다면 수많은 꽃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제 발걸음을 따라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며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중입니다.


혹시 자신의 발걸음에 모래나 진흙이 보일까 걱정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그것도 삶에 필요한 길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 길을 지나면 새로운 길이 나올 테니까요.


이상 이루다 T였어요.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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