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천장호에서>
안녕하세요?
20년간 사람과 삶을 공부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루다 T입니다 :)
오늘은 나희덕 시인의 <천장호에서>라는
시를 읽어보려고 해요.
찾아보니 '천장호'가 여행지네요.
충남 청양에 있고
깨끗한 물에 수려한 장관으로
유명하다고 해요.
물론 이 시가 이 여행지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희덕 시인이 충남 논산 출신이라
가까운 곳에 유명한 곳을 가 보신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보았네요.
그럼 이 시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지
저의 해석을 붙여 풀어보겠습니다 :)
사랑에 버림받아 차가워진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데요.
혹한의 계절 겨울은 인간에게만 차가운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천장호수도 얼어붙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니까요.
평소라면 불빛도 산 그림자도 비쳤을 텐데.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마음이
몽글몽글하니 참 따뜻해집니다.
하지만 헤어진 후에는 시베리아만큼이나
혹독한 겨울이 되기도 하죠.
그러니 서슬만이 빛나고요.
그러니 아무것도 품을 수도
품어서도 안 되는 상태가 되어버려요.
따뜻한 호수는 자신을 잔뜩 열어
새떼들을 품지만 얼어붙은 호수는
던져버린 돌멩이만 날아오르는
쩡 쩡 소리가 나는 메마른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본다면 '봄'은 진정 사랑의 계절이
아닐까 싶어 지네요.
사랑의 상처 앞에 우리는
때로 자신을 꽁꽁 얼려버리곤 하죠.
상대에게 어떤 것도 읽히지 않도록요.
가끔은 자신이 받은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
마치 겨울 왕국의 엘사처럼
자신만의 방에 자신을 가두어버리기도 하고요.
저 역시 그랬던 것 같아요.
그에 대한 사랑이 식었을 때
전화번호를 바꾸고, 싸이도 닫아버렸어요.
나를 찾아오는 그를 외면하며 돌려보내기도 했고,
그렇게까지 모질게 말할 필요가 없는 말들도
일부러 모질게 말하며 내뱉아 버렸죠.
지금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기도 하는데요.
그때는 절절했었죠.
반대로 그의 사랑이 식어버렸을 때
나는 그가 받지 않을 줄 알면서
헛되이 던진 돌멩이가 될 줄 알면서도 전화를 했었고,
그를 만날 수 있을 만한 곳에 찾아가
내가 진정 그의 호수에 비치지 않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돌아오곤 했었던 것 같아요.
이미 식어버린 사랑 앞에
그의 이름을 부르는 일은
'초혼'을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김소월의 <초혼>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걸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해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어!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어!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중략)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불러도 대답이 없을 줄 알면서
애타게 그가 부르고 싶어지는 때가 오면,
술에 취해 없는 전화번호를 누르고
그렇게 그를 불러보기도 하고,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마냥 그를 기다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누군가를 아프게도 해보고
또 누군가로 인해 아파보기도 하면서
나를 알아가고 또 상대방도 비슷하게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사랑의 상처 앞에
꽁꽁 얼어붙었던 기억을
이 시가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실망하진 말아요.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오니까요.
녹지 않을 것 같은 혹한의 추위도
이제 다시 봄 앞에 무릎을 꿇을 거예요.
우리의 사랑에도 봄이 찾아오겠죠?
따스한 봄의 사랑을 기다리며
이상 이루다 T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