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 <초속 5센티미터>

너에게 닿는 데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by irudat



안녕하세요?

20년간 사람과 삶을 공부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루다 T입니다 :)


며칠 전 이 영화 실사판을 보려다

마음을 바꿔 애니 버전을 보았어요.

일본 애니는 정말이지

끊을 수 없는 마력이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요.

<초속 5센티미터>는

'첫사랑'에 대한 내용인데요.

과거로 돌아가서 에겐 남에게

빠져 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첫사랑은 어쩌면 모두가

에겐 남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네요.




줄거리


1화 : 남주 '타카키' 버전​


'타카키'는 늘 혼자 있는 여주 '아카리'가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아카리를

지켜주고 싶어 하죠.

하지만 각자 먼 지역으로 이사해

서로 멀리 떨어진 중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를 이어가다가

헤어지고 1년 후 눈을 뚫고서

약속 시간을 4시간이나 지나

어렵게 만나게 되죠.

입을 맞추는 것으로 서로에게

첫사랑이 됩니다.



2화: 또 다른 여주 '카나에' 버전


'카나에'는 타카키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를 짝사랑합니다.

함께 학교를 하교하기 위해

타카키 몰래 기다리기도 하고

용기 내 고백하려고 시도하기도 하지만

타카키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아카리)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의 첫사랑을

짝사랑으로 간직합니다.




3화: 다시 '타카키' 버전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된 타카키는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여전히 첫사랑 아카리를 잊지 못합니다.

그러다 기차 건널목에서 아카리인 듯한

여성을 스치듯 만나게 되고

기차가 지나간 뒤에 그 자리에

남아 있지 않은 아카리를

이제는 놓아주기로 합니다.




첫 키스의 달콤함과 슬픔



첫 키스를 나눈

타카키는 말합니다.


"영원이나 마음, 영혼

그런 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았다"고.


첫 키스란 그런 것이죠.

자신의 영원과 마음, 영혼을

모두 주는 그런 느낌이요.


그리고 "아카리의 그 따스함을

그 영혼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어디로 가져가면 좋을지

그것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슬퍼졌다고도 말합니다.


타카키는 엄청난 에겐 남이죠.

상대의 따스함과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고

고백해요.


그래서 "아카리를 지킬 힘을

간절히 가지고 싶었다"고도 고백합니다.


첫사랑에 앞에 우리는 모두 너무

연약해요. 사랑을 지킬 힘이 부족하죠.

때론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이

슬퍼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첫 키스의 순간,

그들을 막아섰던 '눈(snow)'은

'벚꽃(사쿠라)'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장벽이 아름다워지는 힘을

첫사랑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더 조심스럽고 따스한 것이

첫사랑일지 모르겠어요.




서로 다른 곳을 보는 어긋난 사랑


타카키를 오랜 시간 짝사랑해 온

카나에는 타카키의 눈이 자신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슴 아프지만 그를 그의 눈이 향하는

곳으로 놓아줍니다.


또, 3년간 사귀었던 타카키의

전 연인은 재결합을 원하는 문자를

보내지만 타카키는

"우리는 천 번도 넘게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아마 마음은 1센티밖에

가까워지지 못했어요"라는 답장으로

그녀를 밀어냅니다.


그는 첫사랑을 잊지 못해

카나에의 짝사랑도,

3년간 사귄 연인도 자신 안에

들여놓지 못합니다.


그렇게 타카키 그는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첫사랑이 되는 길을 택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보낼 수도 없는 문자를

아카리에게 혼자 보내는 습관으로

그 공허함을 채우죠.




영원히 안녕


타카키는 기차 건널목에서

아카리를 스쳐 지나가며

그녀 역시도 뒤돌아 볼 거라

생각하지만

기차가 그 둘을 막고

둘은 그렇게

영원히 안녕하게 됩니다.


이제 타카키도 더는 첫사랑

아카리에게 집착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과연 사랑에 닿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그 사람에게 사랑으로

다가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문자를 보내야 할까요?


<초속 5센티미터>는 벚꽃이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표현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저는 사랑에 빠지는 시간을

'초속 5센티미터'로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어요.


누군가에게 빠지는데

벚꽃이 떨어지는 시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떤 사랑은 3번의 벚꽃이

피고 질 동안에도 겨우 1센티밖에

가까워지지 않기도 하죠.


이걸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그와 사랑에 빠진 것은

그렇게 본다면 초속 5센티미터가

만들어낸 운명이었을 테죠.

오늘은 문뜩 저의 그 첫사랑 운명이

그리워지네요 :)



사족

에겐남 남주에게 빠져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오랜만에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싶으신 분들께도요.

그리고 OST가 참 좋네요.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벚꽃이 빨리 피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https://youtu.be/sDUs1qvzC1U?si=h2BaCSdnXq_45pRC


찾다 보니 보넥도 성호가 부른 버전도 있어요.

딸이 보넥도 덕후여서 이 노래도

덕분에 몇 번 들었는데

이것도 역시 좋아요!

또 성시경이 부른 일본어 버전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이상 첫사랑 에겐 남을 예찬하며

이루다 T였어요.

감사합니다 :)

sticker sti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