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이 주는 '평온함'
안녕하세요?
20년간 사람과 삶을 공부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루다 T입니다 :)
지인인 음악 선생님과
피아니스트 유키구라모토의
공연을 보고 왔어요!
공연의 제목은 <Peacefully> 였는데요.
저는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요즘 워낙 국제 정세가 불안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저도 뭔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피아노 공연을 보고 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느낀 점이 있어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
유키구라모토 피아니스트는
한국인들에게 정말 잘 알려진
분이잖아요.
검색해 보니 올해 76세로 나오던데
멋지게 피아노 치시는 걸 보고
자기 관리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는
글을 먼저 적어봅니다.
그리고 공연에 함께 하신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연주자분들도 이력이 정말
으뜸이시고 실력도 대박이었다는 점
글을 쓰기에 앞서 언급합니다.
이처럼 멋진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무척 많이 행복했다는 점도 말씀드려요!
<Peacefully>
공연을 보는 내내 느낀 점은
피아노도 그렇고
함께 했던 그 어떤 악기도
튀거나 오버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많은 콘텐츠와 영상물 속에서
아침부터 잠들기까지의 하루가
정말 피곤하다고 느끼고 있었나 봐요.
이 공연의 제목대로 정말
Peacefully 한 시간이었어요.
핸드폰을 가방에 넣어두고
온 신경을 눈앞 공연에
몰입하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고 개운해지고
뭔가 Clean 해지는
그런 기분이 들었거든요.
몰입이란 것이 이처럼 즐거운 경험일 거라고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었는데요.
이번에 온몸으로 느끼고 왔습니다.
20대에는 뭔가 좀 더 자극적이고
좀 더 튀는 것이 나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만나던 상대방에게도
기념일마다 이벤트를 기대하고
저 역시 그날을 중요하게 여기며
뭔가를 준비했었거든요.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깨닫게 되었어요.
오래가는 것들은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것을요.
그날이 그날인 것처럼 그저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그 평온함이
실은 삶을 살게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진짜 20대부터 그걸 알 수는
없었겠죠?
그랬다면 저는 애늙은이였을 테니!
평범함이 주는 평온함
자극적이지 않은, 어쩌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평범한 것이 가져다주는
편안함과 평온함, 평화로움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공연장을 가면서도
지나가는 주유소마다
가격이 얼마인지,
최저가는 어디인지를 찾아보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주에 리터당 1900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기름을 넣고 나니
어찌나 속이 쓰리던지요.
2월 마지막 주까지
참 평온했던 것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1-2월이
아이들 겨울방학이라
힘들고 지치고 제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한편 짜증스럽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때가
평범한, 그래서 평온한 일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네요 : (
공연을 보면서
오버하지 않는 것이 주는,
차분함이 가져다주는
자연스러움의 평온함을
간절히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약 2시간의 공연 시간 동안
덕분에 참 평온했습니다.
평온함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잎 클로버처럼 흔하게 보이는
일상이 행복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을 그날인 듯,
변하지 않고 살아내는
지금 제 옆에 있는 짝꿍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숨 쉬고 있어 산소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했지만
늘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제 짝꿍 때문인 것 같네요!
사족
유키구라모토 피아니스트
공연을 안 보신 분이라면,
특히나 평화로움을 경험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서툴지만 제법 멋지게
우리말로 곡을 소개하시고
'아재 개그' 스러운
농담도 던지셔서
우리 아버지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음번엔 피아노 공연을 좋아하는
딸과 함께 가 봐야겠어요 :)
지금 혹시 누군가를 만나면서
마음이 불안하거나 평온하다 느끼지 못한다면
깊게 생각해 보십사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함께 해야 하는 삶은 생각보다 길고,
이벤트는 말 그대로 그저 이벤트일 뿐이니까요.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루다 T였습니다 :)
오늘 종일 반가운 봄비가 왔네요.
봄이 오는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