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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기헌 Aug 28. 2022

낮별(Daystar)

숲에서의 밤하늘은 사진으로는 순도있게 담아낼  없지만, 별의 찬미와 같은 순간을 접해볼  있다. 그래서 혼자 걷는 숲에서는 낭만과 여운을 동시에 느낄  있다.


지구의 위성인 달과, 달을 보좌하는 수천개의 별들. 걔중 어느 별은 밤사이 다른 별들과 함께 사그라지지 못하고 낮까지 그 자리에 떠돌기도 한다. 우리가 대낮에도 희미하게 볼 수 있는 '낮별(Daystar)'이다. 150광년을 날아와 지구 대기로 스며들지 못하고 그 자리에 정착해 살아내는 거다.


살지(live) 못하고 살아내는(survive) 삶이 내 처지와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나의 내일, 혹은 내후년, 더 멀게는 10년 뒤의 나는 또 어떤 삶을 살아내고 있을까. 무수한 결핍에, 혹은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고 날마다 드는 낯선 기분에, 그때에도 혼자 숲속을 서성이며 외롭다고 소리치고 있을까.


별은 검으나 아름답다. 그냥 내 엄마여서 좋고, 너여서 아름다운 것처럼, 별다른 수식어구가 필요치 않다. 결국 그것은 별을 헤아리는 마음과도 같다.


동화속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했다. 나는 죽어서도 다른 별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혼자 덩그러니 낮별이 되어 하늘위를 두둥실 떠도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150광년을 날아온 저 낮별 만큼은 내 옆에 있어주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담아본다.


그리고 위치를  기억해 둔다. 언제든 발견하면 가장 아름다운, 내겐 친구가 되어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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