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대선이 끝났네요. 격랑의 6개월이 쏜살처럼 지나간 듯 합니다. 저희 봉식당 고객님들은 원하시는 결과가 나오셨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보수 텃밭이라 불리우는 저희 지역이라 결과에 아쉬워 하시는 분들도 많을거라 사료 됩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그간 여느 자리에서든 정치 얘기가 빠질수가 없었는데요, 그제에 지역 어르신들이 주축이 된 한 모임에 참석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더군요.
”도대체 계엄이 뭐가 잘못됐냐?!“
”윤석열이가 사람을 죽였냐 뭘했냐?“
”그냥 빈 총 들고 탱크 몰고 가서 겁만 준 거 아니오?“
저는 대학 시절을 비롯해 언론사, 외국계 금융기업, 영어강사 등을 두루 거치며 토론을 하고 격론을 벌이는 걸 참 좋아했습니다. 때론 공부도 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상대의 논리를 반박할 수 없을 땐 자연스레 고개가 수그러지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아마도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흔한 풍경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이에 그 어르신들에게 감히 제 논리를 한 번 펴보고자 합니다. 이 곳 어르신들은 그럽니다. 결국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겁니다.
그럼 이건 어떨까요? 살인미수, 강간미수와 같은 경우 입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조차 ’미수‘ 범죄에 대해서는 엄격한 형벌이 내려집니다.
그렇다면 어르신들의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 죄가 없다‘라는 논리를 여기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가령 어르신 가족 구성원들 중에 여성 한 분이 강간범에게 성폭행을 당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그 범인은 무죄인가요? 또하나, 살인범이 날카로운 칼을 들고 집안에 침입해 일가족 모두를 살해하려는 찰나에 누군가에게 발각되어 결국 죽은 사람은 없다고 해봅시다. 이것도 무죄인가요? 모든 범죄가 미수에 그치면 무죄라는 논리인데, 어떤가요? 그래서 계엄이 잘됐다는 건가요? 덩달아 계몽까지 되었고요?
참으로 외람되지만 제 일견으로는 저희 지역은 보수 지역이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극우‘겠지요.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민주당만 아니면 우리편이 살인을 하든 강간을 하든 모든 죄는 감싸안아도 된다, 이 논리지 않습니까? 이것이 뜻하는 바로는 파시즘과 전체주의와 궤를 같이 하고 있을테고요.
같은 편이라도 더 엄격한 잣대로 잘못을 지적해줘야 됩니다. 그리고 반성하고 바로 잡을 줄 알아야 됩니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혹은 학교에서 귀가 닳도록 배운 도덕이자 상식이지 않습니까? 이게 어렵습니까? 이 노력은 저 같은 변방의 백정같은 놈이 해서는 바뀔수가 없습니다. 지역의 어르신들이 힘을 모아주셔야 됩니다.
이런 감언이설을 내뱉는 저를 또 빨갱이라고 질타할 게 빤히 보이는군요. 저는 20대때부터 선거를 쭉 해오며 노무현 빼고는 모두 보수정당의 후보를 지지 했습니다. 이러면 어르신들이 원하는 답이 됐을까요?
저는 상식적인 보수와 건강한 진보를 지지하지, 극우를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극우화 되어버린 제 고향이 너무 안타까워 보여 말씀을 남깁니다. 제 말씀이 불편하신 분들은 제가 운영하는 가게들에 테러를 가하셔도 무관 합니다. 마음에 안들면 법원도 때려부수던데, 한낮 허름한 돈까스 가게가 뭐라고요.
안동 신시장에 위치한 봉식당 입니다. 햇살 좋은 날 식사도 하러 오십시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