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하다 너, AI!!”

by 임기헌

<1>군사용AI가 인간 개입 없이 적국을 표적으로 핵공격을 결정한다. <2>처음 만난 이가 나에 관한 사소한 정보까지 꿰뚫고 있다. <3>기업은 사람을 더이상 고용하지 않는다. <4>영화나 드라마의 배우와 장소 모두가 AI로 대체 된다. <5>AI의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를 입어 소송을 제기하려는데 정작 피의자가 없다. (형체도 없는 AI를 고소할 수는 없지 않은가) <6>사람들은 더이상 책을 찾지 않으며, AI에게 원하는 작가의 분위기 풍으로 소설을 하나 써달라고 명령을 내린다. <7>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해 AI에게 사건 개요를 설명하고 조언을 구한다. 이 외 등등등...


바야흐로 AI시대다. 약 10,000년 전, 인간 사회의 발전은 농업혁명 때부터 시작이 된다. 기근을 떨쳐낼 수 있었던 먹거리와 정착 생활에 환호를 했고, 그런 원초적인 욕구가 혁명의 시발점이 된 것이다. 이 후 산업혁명.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대량생산으로 인간 삶의 근본을 바꿀 수 있었다. 다음으로 디지털(정보) 혁명이 도래했고, 세계는 하나로 묶여 자유로운 정보 교환과 통신 발달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도래한 AI시대. 놀랍고 또 놀랍다. 지금 시대는 이 한 마디면 될까.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정보)이 세상을 지배할거라는 건 예측을 했는데, 기계에 지능이 투여되리라곤 상상이나 했을까 싶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생각을 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행위를 예측하며 해결방안을 제시해준다. 우리가 간과했던 역사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사건들도 끄집어내어 재해석을 한다. 전세계 모든 언어의 동시통역은 물론이고, 번역까지도 매끄럽게 내놓는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피조물을 새롭게 생성한다. 인간이 수천년간 풀지못했던 미스테리한 수학과 과학문제를 1초만에 풀고, 그 과정을 증명까지 해낸다. 어떤 주제를 던져놓고 특정작가의 언어로 소설책 한 권 분량을 쓰라고 했더니 스스로 학습하고 창작해가며 뚝딱 써내려간다.


더이상 말해뭐할까. 이게 맞나? 사람들은 이런 어마어마한 기술을 정녕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걸까. 나는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는 걸.


나 같은 촌뜨기도 알까 싶어 AI에게 내 책 두권을 비교분석 해달라고 입력해봤다. 그랬더니 작가 소개부터 출판사와 서점에도 없는 정보가 계속해서 생성이 된다. 책 내용을 재해석해서 분석 자료도 내놓는다. 당시의 작가 마음은 어땠는지, 작가의 필력까지 분석해 A4용지 10장 분량의 보고서를 만들어버린다. 책을 읽은 독자들의 연령층과 반응도 분석을 해준다. 이게 끝이 아니라며 AI는 계속해서 더 필요한게 없는지 되묻는다. 이 후로도 책에 밑줄을 그어가며 꼼꼼하게 정독하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는 정보들이 쏟아졌다.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질 수 있을까. 이쯤되니 뭐랄까, 잉여인간이 된 기분이랄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 뭐 그런 느낌이 든다.


나는 내 삶을 주도하고 싶었고,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몇 날 며칠 밤을 새우더라도 학습을 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결과가 비록 따라주지 않더라도 그 과정들이 돌이켜보면 참 보람됐었고 훈련이 됐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강하게 든다.


AI가 있는데?

뭣하러 그런 수고를?

노력과 꿈까지도 AI에게 맡기면 되는 걸?


그러게 말이다. 할 말이 많지가 않네. 어쩌지. 골몰히 생각해가며 글을 쓰면 뭐할까.


멀리 볼 것도 없다. 사람들은 내년즈음이면 세상 모든 글과 책은 AI가 썼을거라며 의심부터 할 게 분명한데, 특정 작가의 필력과 상상력까지 학습을 해버리다니..


”너무하다 너, AI!! 흥칫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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