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루가 지나면 나는 또 어디로 갈까. 무심코 흘겨보낸 41년 동안의 하루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과거의 삶이 이젠 정말 얼마남지 않은 미래를 밀어낼까 불안해 며칠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마음의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내가 이제와서 누군가를 껴안으려면 팔을 얼마나 뻗어야 할까.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것이 또다른 누군가에겐 우주이며 전부일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생각이 든다.
사람 속에 사람 없는 날들을 넌지시 바라보며, 그래도 외로울 때 혼자서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도 한다.
동이 터 오면 별볼일 없는 내 하루는 또 시작되겠지. 혼자 있는 텅 빈 방안이 쓸쓸해 보지도 않는 TV를 켜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켜며.
연습삼아 한번 해보는 것을 우리는 습작이라 부른다. 이쯤하면 됐다. 41년간의 나의 습작은 이 정도면 된거다. 겨울을 시샘하는 늦가을의 문턱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기억의 습작은 늘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