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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기헌 Oct 25. 2022

기억의 습작

 하루가 지나면 나는  어디로 갈까. 무심코 흘겨보낸 41 동안의 하루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과거의 삶이 이젠 정말 얼마남지 않은 미래를 밀어낼까 불안해 며칠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마음의 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내가 이제와서 누군가를 껴안으려면 팔을 얼마나 뻗어야 할까.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것이 또다른 누군가에겐 우주이며 전부일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생각이 든다.


사람 속에 사람 없는 날들을 넌지시 바라보며, 그래도 외로울 때 혼자서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도 한다.


동이 터 오면 별볼일 없는 내 하루는 또 시작되겠지. 혼자 있는 텅 빈 방안이 쓸쓸해 보지도 않는 TV를 켜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켜며.


연습삼아 한번 해보는 것을 우리는 습작이라 부른다. 이쯤하면 됐다. 41년간의 나의 습작은 이 정도면 된거다. 겨울을 시샘하는 늦가을의 문턱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기억의 습작은 늘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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