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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기헌 Feb 23. 2023

변하지 않는 것

”미래에서 기다릴게“

”응 금방갈게, 뛰어갈게“

그렇게 애니메이션은 끝이난다.


지금까지 본 영화나 애니를 통틀어 최고의 마지막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 <시간을달리는소녀>의 결말을 꼽게 된다. 중학교 때 처음 읽은 <어린왕자>와 지금 40대가 되어 다시 읽은 <어린왕자>의 느낌이 다른 것처럼 <시간을달리는소녀>도 그런 기분이 들곤 한다.


아마도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는 주인공의 마음을 동경하게 되어서 그럴 터이다. <ㅅ:시옷> 그러니까 사람, 사랑, 삶, 시간, 상처, 선물, 손길, 시 등 우리가 일상 속에 접하는 모든 것이 변해왔다. 변하지 않은 것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목가적인 풍경이나 아스라히 비치는 봄날의 햇살도 변화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너무 익숙해져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건지도 모르겠다. 제일 공포스러운건 아마도 ’익숙함‘이였을텐데, 후회스럽게도 나는 과거 곳곳에서 그것을 알지 못한채 살아왔다. ’내 옆에 항상 있겠지‘하는 어리석은 마음으로 살아온 것이다.


지금 내 나이인 불혹(40세)에 알았던 것을 열여덟즈음에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내 나이 지천명(50세)이나 이순(60세)즈음 때 알게 될 것을 지금 알수만 있다면 삶이 얼마나 윤택해 질까. 시간을 초월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을까.


글쎄다. 과연. 모두 부질없다면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 60살의 나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금방갈게, 뛰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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