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여러분은 어떤 선물을 받고 싶나요?

by 글방지기 감호

어제는 작가와의 만남이 있는 날이었다.
출간한 지 10개월이 된 환경동화책 초록이와의 여행.
그 책을 들고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강의장에는 서른 명의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책 속에는 어떤 마음을 담았는지
이야기하는 동안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바다유리로 크리스마스 액자를 꾸몄다.
하얀 종이액자 안에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담는 시간.
아이들은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그림 그리고 조각들을 붙이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만든 작품을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
몇몇 친구들을 앞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 한 아이가 들고 온 액자 안에는
바다유리로 만든 조그마한 트리와 선물 상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건 뭐예요?”
“크리스마스 선물이요.”
“그럼 그 선물 상자에는 어떤 선물이 들어 있을까?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받고 싶어요?”
아이의 눈동자가 잠시 나를 향하더니,
확신에 차서 이야기했다.
“로또요. 로또 1등이요.”

순간, 머릿속이 잠깐 멈췄다.
고작 열 살도 안 된 아이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던 대답.
그래도 웃으며 다음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주고,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고,
피곤함을 한 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누워 쉬다가
그 아이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서늘했다.

로또 1등.

어른들도 바라는 선물.
하지만 그것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또 1등 받고 싶다는 말이
아이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마음에 남았다.

아이는 무엇을 바라본 걸까.
무엇을 보고 ‘그것’을 꿈꾸게 된 걸까.
아마도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씩,
틈새로 들여다보며 배워간 결과일지도 모른다.

돈을 좇고, 돈을 말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듯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말이다.


12월,
크리스마스가 다시 다가온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조용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세상이 주는 선물이 아니라
나를 나답게 만드는 ‘진짜 선물’을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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