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일상에서 달콤 한 스푼
시아버님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수도권에 진입했다.
도심에 다다르자 벽처럼 둘러싼 산맥
대신 아파트가 빽빽하게 막아섰다.
차들도 느릿느릿 꾸역꾸역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갔다.
커다란 선물 상자처럼 생긴 별마당이 나타났다.
아이들과 나는 오랜만에 그 안으로 들어섰다.
어쩜 세상에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들이 많은지.
보들보들 퐁신퐁신한 반려동물부터
아기자기한 인형과 피규어들.
크리스마스를 맞아 화려하게 꾸며진
트리와 장식까지 더해지니,
멋진 것들만 한 곳에 모아둔 느낌이었다.
아이들과 나는 ‘우와’를 연발하며
갓 상경한 시골쥐처럼
장작 네 시간 가까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별마당의 반도 돌지 못했다는 사실..
피규어들이 모여있는 샵 안에 들어갔다.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안에
올망졸망한 눈, 코, 입과
손바닥보다 작은 옷에
디테일한 레이스와 단추 하나까지
어쩜 그렇게 오밀조밀 담아냈는지.
엄마들과 아이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매장 앞에 서서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번에 와서 샀었지?
그래, 하나씩만 골라봐. 사줄게.”
부모들의 지갑이 귀여움 앞에서 탈탈 털렸다.
어른들도 귀요미 친구들을 하나씩 들고 나왔다.
손바닥만 한 인형인데 가격은 식사값보다 비싸다.
비싼 이유는 아이들 말로는
‘짭’이 아니라 진짜라서 그렇단다. 쩝.
긴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 아이들 손에는 가챠샵에서
뽑은 손톱만 한 키링이 들려 있었다.
모두의 4시간과 맞바꿨다고 하기엔
손이 상당히 가벼웠다.
그래도 귀여움에 파묻혀
달콤한 무형의 것을 채우고 왔다.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고 했던가.
보는 내내 즐겁고, 소유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우리 현실에서 귀여움은
우선순위를 두기엔 녹록지 않다.
귀여움도 마주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값을, 시간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뭣이 중헌디' 라고 외치는 팍팍한 일상에서
귀여움은 잠깐이나마 숨을 고르게 해주는 힐링이자,
각박한 세상에서의 한줄기 같은 위로일 것이다.
그로 인해 찾게 되고 감탄하며
내 일상으로 귀요미 친구를 사가는 이유가 아닐까.
그 소환한 귀요미를 슬쩍슬쩍 보며
그래도 세상이 조금은 살만하다 하며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될지도...
배부른 소리, 사치라 하기엔
귀여움이 차갑고도 짠한 맛 가득한
당신의 일상을
조금은 달달하게 구원해 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