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t until last mins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비즈니스를 이용해봤고 즐거웠음 회사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굉장히 멀다는 말임과 동시에, 사실 할인 받은 티켓의 자리를 받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이중적 의미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하하, 아니다. 회사엔 자리가 있었지만 나는 제드라는 티켓을 이용해 에띠하드를 예약했다.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자 하는 욕심이었다.
나는 아부다비를 거쳐 인천으로 가는 일정을 예약했다. 나의 베이스에서부터 스태프들이 걱정하며, 아부다비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의 좌석이 2개뿐인데, 나의 등급은 20위라고 했다. 꼴찌였다. 내가 타 항공사의 스태프이기 떄문일 터였다. 그럼에도 나는 알겠으니, 한 번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나의 도전 정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아부다비까지 가는 여정은 비즈니스를 이용했는데, 덕분에 즐겁게 왔다. 음식도 정갈하고 의외로 맛있었다. 첫 웰컴 드링크로 나는 민트 레몬을 마셨다. 그리고 후에 식사로 곁들일 음료로는 블랙 커피를. 에띠하드 승무원들은 친절했고 비즈니스는 만석이 아니었기에, 더욱 만족했다.
하지만 문제는 아부다비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자리가 없다고 말하는 그라운드 스태프의 말에 불안감이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그러나 나는 라스트, 라스트 미닛까지 자리가 하나라도 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렸다. 하하, 하염없이 기다리니까 다들
“스태프야?”
라고 물어왔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운드 스태프나 승무원들은 대개 스몰톡의 고수들인데, 내게도 스몰톡을 걸어왔다.
“All the best”
나의 미래에 행운을 곁들이며 그가 업무에 복귀했다. 라스트, 라스트 미닛까지 이들은 승객을 찾았다. 멀리서 뛰어오는 승객과 함께 발맞추며 그들은 승객들을 탑승시켰다. 나는 미리 아부다비에서 나의 베이스까지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어쩌면 나는 내가 이 비행을 함께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가족과 동료들에게, 다시 베이스로 돌아가며 시간에 맞춰 베이스에서 인천으로 갈 거라고 말하는 와중이었다. 딱 2명이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노쇼인 것이다. 스태프들 중에는 나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들 로드를 보고 일찌감치 포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라운드 스태프가 나를 다급하게 물으며 이름과 수하물의 가방의 시퀀스 넘버를 확인했다. 내 가방이 이 비행기에 실린다.
“You are so lucky”
그가 빌어준 덕분일까 나는 해낼 수 있었다. 보딩패스를 받자마자 한달음에 비행기로 달려갔다. 다들 엄숙하고 진지하게 앉아 있었다. 정갈한 분위기의 한국인들은 우리 회사 동료들도 선호하는 민족 중 하나이다. 요구사항이 딱히 없으면서도 제 할 일을 해내며 글로벌 매너를 가진 이들이기 때문이다. 인천 비행은 언제나 박터진다.
아무튼 나는 무사히 자리에 앉았다. 동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며 나는 이륙을 기다렸다. 세상, 요지경이다. 하하. 아무튼 집에 일찍 도착할 수 있어 좋다. 미리 기차표를 예매했다. 서울역에서 나의 고향으로 간다. 나의 사랑 나의 고향. 외국에서 살면 살 수록 한국에서 자리잡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해진다. 외국 생활은 즐길만큼 즐긴 것 같다. 약 8시간의 비행, 뭘 해낼지 궁리해본다. 그동안 보지 않은 메뉴얼을 펴 본다. 지루하지만 조금 봐본다. 사랑하는, 친한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이 기쁜 소식을 문장으로 남기고 새긴다. 그리고 이륙 준비를 한다.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르고 입술은 립밤을 올린다. 눈을 인공눈물로 한 번 씻어준다. 마스크를 착용한다. 상공으로 올라갈수록 건조해지기에, 수분 공급은 필수이다. 그리고 상공에선 쉽게 취하기 때문에, 알코올 음료 섭취 시 주의하길 바란다. 이걸 모르는 젊은 분들이 픽픽 쓰러지기 일쑤다.
또,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다. 나는 1년 후 어디에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하하. 그래서 인생이 더 재밌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은 덥다는데 괜찮다. 나는 45도를 육박하는 더위를 뚫고 여기까지 왔다. 뭐가 대수랴. 불지옥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말미암아 나는 아마 어디에서든 적응할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내가 그렇듯 여러분도,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해내는 사람, 그것이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