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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Jun 06. 2024

에이, 그럴 리 없지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지!


"에이, 그럴 리 없지!"

나도 모르게 내뱉는 소리다.
물론 머릿속으로.

나는 나를 철저하게 믿는 것 같다.

생의 극한에 다다랐을 때

말하자면
벼랑에서 곧 떨어질 것 같을 때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을 때
혹은 무덤에 파묻히고 있을 때
죽음이 눈앞 어른거릴 때

"에이, 그럴 리 없지.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지. 훗."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동시에,

이럴 때일수록 도리 다하고 의리 다하자
린 약속도 지키자
언제 어느 순간 페이드아웃될지 모르는
지구 수용소 생활
매 순간 생生의 씨앗 뿌리자
움츠리지 말고 날개 활짝 펴자

실내에 갇혀 있느라 못한 햇살샤워 맘껏 하자
하와이 바람 속초 바람 산들바람도 맞고
박새, 딱새, 직박구리, 딱따구리, 방울새
후투티 소리도 매일 듣자.

빚은 갚고 떠나자
친구에게 진 빚 다 못 갚더라도
신에게 진 빚은 갚자

신에게는 생生이라는 빚을 졌지
늘 펄펄 살아 있어야 그 빚 갚는 거지

벼랑에서 떨어지더라도 계속 정신 차리자
땅에 닿기 직전 날개 돋아나 다시 붕 떠오르던,

낙하산 펴지듯 날개 퍼지던

그 순간을 기억하자

그날 그 순간처럼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살아 숨 쉬지 않은가
이토록 생생하게 나를 느끼고 있지 않은가

뛴다. 뛴다. 가슴이 뛴다.
너를 품에 안았던 바로 그때처럼!



아, 또 하나!
나는 나를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나는 내가 나쁜 사람(?) 만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의 실질적 고난 때문에 무덤에 파묻힐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주가 다 나를 벼랑으로 몰아도 떠밀려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떨어지면 떨어졌지.

자, 그럼 됐다.

이 정도 강력한 자부심이면 됐다.
이런 확신이면
천하무적 동방불패 완전승리 절대신비

오늘 하루도

살자 살자 쿨하게 살아보자. 아오 시벌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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