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크하지 않은 시니컬리즘

인간의 존엄이냐 인간의 비참이냐 그 전율

by 절대신비


"당신은 세상과 어떤 방법으로 연결되려 하는가?"


당신은 세상과 팽팽하게 연결되어 있는가?

우주와 한 덩어리로 춤추고 있는가?


온 우주가 합심하여 나를 밀어낼 때

그 벼랑 끝에 서 보았는가?


파도에 맞서고

마침내 파도 타듯

세상 위에 테이크 오프, 올라 타 보았는가?



제 존엄 밸런스 유지하며 전진해 보았는가?

존재의 서핑 해보았는가?


그러다가 한 자락 바람에 쓰러져

낙하해 보았는가?

밀려 떨어지느니 차라리

뛰어내려 보았는가?


찢어진 등뼈에서 날개 돋아나 보았는가?

땅에 닿기 전 저릿하게

다시 날아올라 보았는가?


마치 블랙홀처럼

시간 지배되고 공간 장악되던


그날 그 광장에,

장대한 역사의 현장에 서 보았는가?


제 심연에 깊이 침몰해 보았는가?

죽음 속 유영해 보았는가?

환멸과 적멸이 사실 다르지 않음을

혼신으로 뒤집어써 보았는가?


온몸 차오르던 환희

마침내 샴페인 터지듯

폭발되어 보았는가?


생이란 역설의 카타르시스

상대차원 훌쩍 뛰어넘은 절대에로의 진입

죽음 넘어서는 극한 신비


보라!


인간과 비인간

지성과 반지성

문명과 야만

시민과 왕정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다만 오늘도

인간이, 지성이, 문명이, 시민이 이겼을 뿐.


말하고 싶다.


내 자식 죽으면 자기 살 찢어내면서

남의 자식 저 너머로 갈 때

덤덤하게 일상 유지하던 자여


골방에 처박혀 파도 근처에도 오지 않던

책상물림 지식인이여


파도와 같이

보드 주위 빙빙 돌던 상어 떼들이여


제 사사로운 이익이 결국 제 무덤자리다.

둔감하고 덤덤한 것은 도道가 아니다.


나라가 불바다에 빠졌을 때

온 국민 고통에 잠 못 이룰 때


그때 시니컬한 것은 시크하지 않다.

존니 멋없다.

부정주의자는 거짓 삶에 예속된 것일 뿐

다만 찌질할 뿐


"당신은 오히려 세상과 연결되지 않으려 애쓰는가?"


스마트폰 손에 들고서 과학 경시하는가?

역사의 준엄함 목도하기는 했는가?

시민의 명령을 그저 이웃의 호들갑이라 비웃는가?

사람들이 신음하며 죽어갈 때

혼자만의 고요한 방에서 가부좌 틀었는가?


뒷목 서늘하게도 당신은

세상과 연결되지 않으려 애쓰는 방법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있다.

세상 이미 전제하고 있다.


무인도도 우주 안에 있다.

오로지 팽팽한가 느슨한가의 차이일 뿐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것

눈 뜨고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그게 생生이다.







이런 강렬한 결속

연대감

팽팽하게 연결되고 전율했던 경험


그날 그 현장은

시간도 숨을 멈췄고
공간도 움푹 휘어들었다

우리 뜨거운 시민

염원

발랄한 초긍정주의

그 중력에 빛도 순간 빛을 잃었다.


이제 다시 경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월드컵 우승해 본들 이 감격만 하겠는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