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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그 낭만에 대하여

상처받지 않았음을 자랑 말 것

by 절대신비



살아가는 일은 상처받는 일

그렇다면 우리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뽀얀 속살
부끄러워해야 한다.

상처 없는 뻔뻔한 속살은 이제 그만
피투성이 되어야 한다.

너덜너덜 해지고 닳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한다.

비로소 우아한 새살로
제 삶의 진주 품어내야만 한다.

살아가는 일은
그렇게 찢기고 해져
커다란 흉터 하나 만드는 일

진주는 조개의 빛나는 흉터다.






*

생은 훼손되고 낡고 닳고 없어지는 일

사는 일은 결국 죽는

살아가는 일과 죽어가는 일이다.


이것이 엔트로피 증가 법칙.




*

언젠가는 다 타고 재만 남겠지만

그 재조차 먼지 되어 사라지겠지만

우리는 과정 즐길 수 있다.


한탄하는 자는

새삼스럽게 개 풀 뜯는 자


우주만물 생로병사조차

즐기는 자가 비로소 도道 위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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