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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Mar 13. 2024

설렘 미학

설렘 한 스푼 인생 한 잔

설렘이라는 파동의 진폭이 가장 높을 때는

언제일까?


친구인지 애인인지 구분할 수 없을 때다.

아직 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을 때다.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지 하지 않는지

알 수 없을 때다.


상자 안의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미처 모를 때다.


결정지어지지 않았을 때

판이 깨지지 않았을 때

에너지가 너와 나 사이의 접점에 집중되었을 때!


설렘과 두려움은 같은 것


그 터질듯한 호르몬 격랑을

맨 정신으로 견디는 자가 승자


팽팽한 긴장 견디지 못하고

고백테러로 자신의 현을 끊어버리는 자.


그리하여 20세기적 결정론의 강으로 훌쩍

거슬러 가버리는 자.


자폭은 어쩌면 습관성일지도 모른다.

결정지어지지 않은 모호한 상태를

차마 버텨내지 못하는 것.


그러나 슬퍼하라!

결정지어졌을 때부터 관계는 죽기 시작한다


친구인지 애인인지 결정해 버리고

애인인지 배우자인지 결판내고

내편인지 아닌지 갈라치기하고

수박인지 아닌지 심판하고


잘라내고

털어내고

씻어내고

몸서리치고

결벽증 내세우고


적대적 공생관계 깨버릴 때 죽기 시작한다.


비상금 없을 때

쉬는 시간 없을 때

휴가 없을 때

집 나오면 갈 데 없을 때

비빌 언덕 없을 때

핑계 댈 무덤 없을 때


죽고 만다.


너무 깨끗해서 죽고

고요해서 죽고

정지해서 죽고

세균, 곰팡이, 박테리아 없어서 죽는다.


장사 안돼서 죽고

흥행 참패해서 죽고

파리 날려서 죽고

엔트로피 증가하여 죽는다.


정치는 연애와 같고

국제관계는 사업의 그것과 통한다.


호르몬 분출 잘 컨트롤하고

세균곰팡이박테리아 등 식객관리에 여유 부리며

고도의 에너지 증폭 상태 즐겨야 한다.


깨달음은 스트레스를 즐기는 힘이다.


그리하여 세상 모든 덜 떨어진 결정론자들은

양자역학 받아들일 것


고백 공격하지 말고

너와 나 사이의 접점 기어이 쪼개지 말고

적대적 공생관계 깽판 치지 말고


그 모든 장에서 갈라치기하지 말 것.


챔피언 바디 유지할 것!




생각해 보기를.

심장이 아플 정도로 떨려본 적이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첫 입학 때보다 더 설레고 뿌듯하여 심장이 한껏 조여졌던 적이 최근 내게 있었다. 숨 쉬기 버거웠을 정도로 떨렸던 그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시작한다는 건 참으로 멋진 것이다. 나는 날마다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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