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서로 포개거나 합치거나
마주 보거나 단지 손 잡는 게 아니라
날개 달아 날려 보내는 것이다.
때로 날개 꺾여 돌아오면
보듬고 치료하여 다시 보내는 것이다.
날아가는 새를 뿌듯한 슬픔으로
안아주는 것이다.
즐겁기만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다만 역사의 조건이다.
행복이 이 행복의 행성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랑타령에 사랑이 없다.
아파야 비로소 죽을 수 있다.
죽어야 겨우 씨앗 움튼다.
기승전결 이야기 시작될 수 있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후대까지를 포옹하는 것
뜨거운 혈관으로
아직 오지 않은 미지와 연결되는 것, 사랑
아프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