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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Apr 06. 2024

감전사해도 좋아!

글 쓰는 일이 외로울 거라고?

글쓰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니 오로지 혼자 하는 일이다.

 

외로울 거라고 지레짐작하지 말기를

분주히 행성 오가고

은하와 은하 사이

뛰어다니는 일이다.

 

우주 거품으로 세수하고 목욕하며

별과 블랙홀 가지고 노는 일이다.

 

우뚝 우주 경계에 서는 일이다.

다른 우주 미리 사는 일이다.

저 우주에서는 지질하고 곤궁했을지라도

이 우주에서는 환골탈태

나비로 거듭나는 일이다.

 

슈트 입은 현대판 노비 되어

전전긍긍 눈치 보는 대신

누더기 입고 훨훨 날 수 있다.

배불리 먹고 멍해지는 대신

조금 덜 먹고 날렵해질 수 있다.

 

늘 배고프다는 것은

당위로 가득 차는 일.

 

종족 번식이나 심심풀이가 아니라

정체성으로 피를 탐하는 일이다.

피에 굶주려 피 탐하는 뱀파이어처럼

진리에 굶주려 진리 탐하는

창백한 종족 되는 일이다.

 

나는 죽어도 진리는 죽지 않는다.

생은 스러져도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길 걸음으로써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명징하게 깨닫는 일이다.

 

고독을 견디는 일은 의외로 즐겁다.

갈망에 찬 내 창백한 얼굴은

진리에 의해 매 순간 그을린다.

탄탄하고 건강해진다.

 

무게중심은 내 안에 있다.

세상 모든 글은 인간보고서다.

 



 

내장 훑어지는 전율,


그대의 생을 통과할 때 우리는 서로 만나는 것.

아, 감전사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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