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출판

by 하경철

‘가끔 나하고 자러 우리 집에 올 생각이 있는지 궁금해요.’

한 마을에서 40여 년간 이웃으로 지낸 애디와 루이스, 각자의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일흔의 노인이 된 그들이 함께하는 밤은 애디의 제안으로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어김없이 밤이 찾아온다. 해가 지는 어두운 밤이기도 하며, 힘든 상황으로 인한 어두운 밤, 찬란한 젊음이 가고 늙고 병드는 어두운 밤들이…

그리고 밤은 행동이 멈추는 고요의 시간이자 활기가 사라진 침묵의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보는 자신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두 주인공은 밤마다 한 침대에 누워 손을 잡은 채 서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리하듯이, 고백하듯이.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 호기심을 가지고 중요한 이야기인 듯.

그들의 삶이 화려하지도 훌륭하지도 않았지만 부정되거나 판단받을 만한 삶을 산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고 인정해 준다. 일흔의 나이에 시작된 그들의 우정과 사랑은 그렇게 깊어져 간다.

주로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소설은 대화에 따옴표와 같은 문장부호가 전혀 없다. 그래서인지 대화하고 있다기보다는 독백 같은 느낌이 든다. 늦은 밤 소곤거리는 듯한 두 사람의 대화, 머리에 그려지는 장소의 묘사는 고요하고 잔잔하며 느리지만 세심하다.


‘난 더 이상 그렇게,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그들이 하는 말에 신경 쓰며 살고 싶지 않아요. 그건 잘 사는 길이 아니죠. 적어도 내겐 그래요.’


일탈이 아닌 잘 사는 길을 찾은 노인의 모습은 용기 있다. 남은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노인의 태도는 지혜롭다. 세상은 그들의 용기와 지혜를 쉽게 인정하지 않지만, 그래서 그들의 밤은 순조롭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밤은 어둡지만 그들의 영혼은 빛난다는 것이다.

밤에 나의 영혼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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