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차다. 스치는 바람 속에 작은 칼을 품은 듯.
이름하여 꽃샘추위.
입춘, 우수! 경칩, 살랑살랑 봄소식 전령을 보냈다.
하루아침 봄전령이 야수로 돌변했다.
품은 비수를 마구마구 휘둘렀다.
화단에 수선화 싹이 고개 내밀었다.
머지않아 삐약색 꽃의 꿈망울 꿈꾸고
양지바른 터 명자나무 꽃망울이 맺혔는데
고얀~추위가 시샘하는가 보다.
봄맞이 차림으로 단장했는데,
겨울차림으로 돌려야 하나, 어쩌나.
일전에 구입한 겹수선화, 목단 화초.
봄볕 드는 창고에 함초롬히 앉아있다네.
다행이다.
믿을 수 없는 사람마음,
믿을 수 없는 봄날 시샘 바람!
화단에 옮겼다면 피워보지도 못하고 갈 뻔했으리라.
한숨 길게 쉬고 냉가슴 쓸어내린다.
가을부터 단장한 화단정비.
이른 봄이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라.
일은 커지고 갈 길은 멀기만 하다네.
쉬이 이루어질 일을 어찌 이러는 겐가.
때론 자학으로 책망하지만,
땀과 눈물 먹은 화단이 애정이 클 수밖에.
요리조리 머리 굴려보지만 한계성이 앞을 막는다네.
길 건너 야산에 씨알 굵은 자연석도 찾아야겠고,
자연석을 조합해 잠재된 감각 기질을 일깨운다.
조급 해 하지를 말자.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하자.
생각이 모자라면 내일 생각하고,
그래도 힘들면 쉬었다 가자꾸나.
스페인 가우디 파밀리아성당처럼,
중국 우옹이산 처럼,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조금씩 나아가자.
언젠가 독창성 있는 화단이 조성되겠지.
오매불망이 새 역사를 만들지 않을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가사처럼
화단사랑을 잊지 말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너를 사랑해, 변함없이
끝이 없는 이 마음
너만을 원해, 영원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