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손품이 지배하는 세상

by 이철규미동이

"명장(요구르트) 사 오이라."
내가 걷기가 불편해서 안 되겠다."
"니예, 알았습니다!"
"동부시장에 가면 된다."

바로 코 앞 슈퍼. 길 건너 전통시장.
전통시장 지나 백여 미터 떨어진 식자재마트.
도보로 15분 거리. 가장 싼 곳 식자재마트.
부친은 주변탐색하듯 샅샅이 조사했던게지.
발품 판 만큼 이득 있음을 몸소 느끼신 게다.

부친의 절약정신이 평생 체질화 되셨다.
4남매 양육 위해 한 푼도 허투루 낭비 없는
철저한 자린고비식 절약과 검소였다.
4남매를 대학까지 보낸 바탕은
몸에 밴 절약과 검소함이었으리라.

그 아비에 그 아들.
정수리에 물 부으면 발등에 떨어진다 했던가.
이런 특성은 유전형질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타고난 유전자는 부지런함보다 바지런함이다.
바지런함은 규모가 작은 일( 집안대소사, 살림살이.
장사)을 말하며 부지런함은 규모가 큰 일 ( 업무.
사업행사)을 지칭한다.

바지런함 기질은 아들도 닮았나 보다.
인터넷 탐색하여 가성대비 확인 후 구입한다.
일전에 5구 식탁등을 을지로 상가에서 구입했더니
아들은 인터넷을 뒤져 동일한 제품을
더 싸게 구입했다.
허걱! 발품보다 무서운 게 손품인가 보다.

세상은 바야흐로 정보화시대.
아날로그시대 유산이 발품이라면
디지로그세대는 정보와 비교분석 시대이다.
일정한 수입이면 규모 있는 지출이 합리적이다.

同價紅裳.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다.
동일한 가격, 노력이라면 보다 좋은 것을
갖는 게 좋지 않은가. 혜안이 필요하리라.
발품시대는 줄고 손품이 대세가 되고 있다.
손바닥휴폰이 지구촌 삶들을 지체 없이
영상화로 실시간 알려준다.
정보홍수로 삶이 매몰될 수 있지만
편리성이 더 많은 혜택을 주지 않은가.

정보화 시대.
손품을 팔아 시대에 동참하는
실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풍같은 날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