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노인이다

- 노인의 노래 -

by 임진채

다른 날보다 유난히 일찍 일어난 이유를 말해야 하나? 이젠 지겹다. 날마다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건 정말 할 짓이 아니다.


무릎에서 허벅지 사이 뒷부분을 마치 송곳으로 찌르고는 흔드는 것 같아서 못 견디고 일어났다.

지금 시간은 11시 52분. 그냥 잠시 눈을 붙였을 뿐이다. 자리에서 누운 채 어떻게든 참아볼 생각이었으나 참을 걸 참지 이건 견딜 수 있는 고통이 아니다. 일어났다. 그러나 일어난들 무슨 수가 있겠나. 이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차라리 다리를 잘라버려?


아마 이십 대 초반이었을 것이다. 그때 부산의 부산진구 가야동에서 살 때였다. 갑자기 아랫배가 아팠다. 그러기를 사흘 정도였던 같다. 내가 심하게 고통을 호소하자 누나는 형한테 연락했다.

형은 그때 군에서 막 제대하고 수산대학교에서 조교를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조교, 그래 조교는 교직원도 아니다.

누나나 형은 아파하는 동생을 어떻게 해줄 힘이 없었다. 동네에 있는 의원에 데리고 갔다. 며칠이나 그리 아팠었는지 기억에도 없을 즈음, 내가 형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단다. 형이 부축해서 소변기 앞에 세워주고 뒤에서 바라보는데 잠시 후에 스르르 무너지더란다. 졸도한 거다. 나는 그때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냥 잠이 드는 기분이었다. 형은 놀라서 뒤에서 나를 안고 그리곤 질질 끌고 병실로 돌아왔단다. 그리곤 부산대학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병명은 요로결석.

그때의 그 아픔은 지금도 생생하다.


누나나 형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었으나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그들은 너무 가난했었다. 나는 그때 두 사람의 얼굴을 기억한다.

나보다 더 아픈 얼굴이었다.


왜 이 밤중에 그때 일이 생각나지? 아픈 정도가 그때 못지않아서일까? 이젠 육신이 임계점에 다다른 것 같다는 위기감일까?


모르겠다.

그냥 뜬금없이 서러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나는 노인이 되어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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