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진채 Sep 06. 2023

쓰는 게 법

중학교 2학년 때 역사 선생님이 생각난다.

수업에 들어오시면 칠판 귀퉁이에 여러 높이로 ‘반성’이라고 쓰고 그 글씨에 크게 동그라미를 그린다.

수업 중에 잘못하는 아이가 있으면 교단으로 불러서 키 높이의 ‘반성’ 동그라미를 가리키며, “달려가서, 박아!!”하신다. 

머리를 치받는 강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개를 흔드시며 “한 번 더!”하셨다.     


요령이 있는 놈은 금방 깨닫는다. 단 한 번에 끝내는 게 이익이라는 것을.

그래서 대여섯 발자국을 물러서고, 심호흡하고 난 뒤 내달아서 힘껏 처박는다.      


선생님은 항상 말씀하셨다.

“나는 아이들을 절대 때리지 않는다!”     


나는 그때부터 알았다.

우리말 의미의 확장성(擴張性)은 거의 무한대(無限大)라는 것을·····.     


아! 또, 있다. 

모든 소신(所信)의 대부분은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에서 시작한다는 것도. 스~벌.     





작가의 이전글 몰라도 되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