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필요 때문에 생겼다. 우리가 흔히 산책로라 부르는 길도 만들어진 배경은 같을 것이다. 정부에서 간여한 경우가 많은 그런 길은 걷기 좋은 재질로 포장이 되어 있다. 분위기가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나무가 들어서 있는 주변 경관이 갖춰있고, 걷던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안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의자가 놓여 있다. 내가 아침마다 운동하러 나가는 산책로도 그렇다. 길은 초록색으로 정갈하게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주변의 환경도 트집 잡을 곳 하나 없이 정갈한 곳이다.
그런데 포장이 잘 된 길을 곁에 두고 나무는 물론이고 잔디 같은 여린 풀이 자라는 숲을 밟고 다녀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의 심리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건강을 위해서 신발은 벗어들고 맨발로 걷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그 수는 아직은 미미하고, 딱히 그것 때문에 번들번들한 샛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기왕에 있는 것, 아니면 남이 권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일까?
나는 정식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심리에 관한 책을 조금 읽은 편이다. 그 어쭙잖은 지식으로 싸가지 없는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아그들’ 말대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게 아니고 그냥 겸손하게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을 뿐이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와 있던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하라는 짓은 항상 반대로 하던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어머니의 시신을 강가에 모시고, 비가 내리면 강의 물이 불어나 어머니 묘를 쓸어 가버릴 것 같아서 애를 태우며 밤새도록 운다던 그 이야기 말이다. 자식의 어깃장을 못 고칠 것이라는 어머니의 판단은 마지막에 반전된다.
청개구리와 유사한 마음의 흐름이 우리에게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런 샛길 말고도 어깃장이 몰고 온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