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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진채 Sep 20. 2023

길 곁에 샛길을 만드는 마음

길은 필요 때문에 생겼다. 우리가 흔히 산책로라 부르는 길도 만들어진 배경은 같을 것이다. 정부에서 간여한 경우가 많은 그런 길은 걷기 좋은 재질로 포장이 되어 있다. 분위기가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나무가 들어서 있는 주변 경관이 갖춰있고, 걷던 사람이 쉴 수 있도록 안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의자가 놓여 있다. 내가 아침마다 운동하러 나가는 산책로도 그렇다. 길은 초록색으로 정갈하게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주변의 환경도 트집 잡을 곳 하나 없이 정갈한 곳이다.   

  

그런데 포장이 잘 된 길을 곁에 두고 나무는 물론이고 잔디 같은 여린 풀이 자라는 숲을 밟고 다녀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의 심리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건강을 위해서 신발은 벗어들고 맨발로 걷는 분들이 더러 있는데 그 수는 아직은 미미하고, 딱히 그것 때문에 번들번들한 샛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기왕에 있는 것, 아니면 남이 권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일까?

나는 정식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심리에 관한 책을 조금 읽은 편이다. 그 어쭙잖은 지식으로 싸가지 없는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아그들’ 말대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게 아니고 그냥 겸손하게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을 뿐이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와 있던 청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머니가 하라는 짓은 항상 반대로 하던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어머니의 시신을 강가에 모시고, 비가 내리면 강의 물이 불어나 어머니 묘를 쓸어 가버릴 것 같아서 애를 태우며 밤새도록 운다던 그 이야기 말이다. 자식의 어깃장을 못 고칠 것이라는 어머니의 판단은 마지막에 반전된다. 

     

청개구리와 유사한 마음의 흐름이 우리에게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런 샛길 말고도 어깃장이 몰고 온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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