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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진채 Nov 29. 2023

온 삭신이 다 아프다

“온 삭신이 다 아프다.” 

‘삭신‘이라는 단어는, 일반 국어사전에는, ’명사, 몸의 근육과 뼈마디를 이루는 말’로 나오고, 오픈 사전에는 같은 의미인데 전라도 사투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건 네이버 사전을 찾았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그게 원래는 사투리였는데 지금은 그냥 표준화되었다는 뜻인지 그 의도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당신 큰아들의 막내인, 그것도 유복자(遺腹子: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읜 자식.)인 나를 진짜 불쌍하게 여기고 사랑하셨던 할머니께서 항상 입에 밴 듯이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비가 오시려나. 온 삭신이 쑤시고 아픈 게 바로 설 수가 없네.” 지금 생각하면 의료 시설이 엉성했던 그 시절에는 그 이상의 고통도 한숨 섞인 한탄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던 말이 이젠 내 입에서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온다. 

이제야 할머니의 그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알 것 같은 것이다.

때늦은 지금, 할머니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 내가 이렇게 빠르게 할머니의 뒤를 따라갈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해본 적이 없었다. 서러워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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