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벌써 2월 07일이다.
그날이 그날이겠지만, 그럼에도 결코 용서가 안 되는 일은, 내가 엉겁결에 한 살을 더 먹어버린 지 한 달하고 7일이나 지난날이라는 거다. 이건 씨알머리도 안 먹혀야 하는 일이다. 누구나 다 같이 나이를 먹어야 한다는, 보편타당 같은 건 집어치워야 하는 일이다.
내 손녀 여정이가 정월 초하루에 “하찌도 나하고 같이 한 살 더 먹을 거야?” 하던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 법을 그렇게 버꾸는 거다.
“나는 생각이 없으니, 너만 먹고 나는 올해는 그냥 쉴 거야” 라고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모르겠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 후에는 내가 손녀하고 동갑이 될 때도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민주국가인가?
법으로 정할 수 없다면 내가 사랑하는 손녀 여정이 같이, 맘에는 없을지라도 그냥 예의상으로 한 번쯤 물어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만약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내가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면 제 엄마하고 홀랑 저희끼리만 한 살씩 더 먹고 입맛 다시면 될 일인데 말이다.
잠시 눈 붙이고 일어나니, ‘오늘’이라는 빌어먹을 녀석이 핑 가버리고 안 보이는 황당한 하루였다.
요즘 내가 부쩍 나이 타령하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꼴에 늙은이가 되기는 싫은 모양이다.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