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은 연습이 아니다 -
나는 운전을 친구에게 배웠다.
면허를 따기 전이나 딴 후에도 운전은 참 어려운 짓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특히 밤에 운전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가로등이나 주변 상점에서 쏟아지는 빛, 그리고 맞은 편 차에서 정 조준하여 뿜어내는 전조등까지 합해서 뒤범벅이 된 빛 때문에 도대체 상황 판단이 안 된다.
밤인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운전하는 친구에게 물었다.
"잘 보이냐?"
"대강..."
"대강 보고 가도 되냐?"
"감으로 가는 거지 뭐."
"............"
감(感)이라!
내 것뿐만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도 위탁 받아 행하는 행위를 그런 정체불명의 감(感)에게 맡기다니!
그러고 보니 나도 그럭저럭 운전하고 다닌 지도 벌써 삼십 년이 넘었다.
그동안 어떻게 운전했느냐고?
나도 그냥 감(感)으로 하지. 뭐.
"우측 차량과의 간격 80cm! 위험하니 핸들을 좌측으로 5도 돌릴 것! 오버!" 라는 지령을 받을 순 없잖은가!
요즘은 살아가는 게 영 팍팍하다.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고, 나라 안에서는 힘을 합해도 어려운 지경에 모두 제 앞에 큰 그릇 놓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데 도대체가 되는 일이 있겠냐 말이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겠냐고?
어렵기는 해도 굶어 죽지는 않을 거다!
무슨 근거로?
역시 감(感)이다.
우리는 그 빌어먹을 놈의 감(感)에 의지해서 여태 살아왔고 그것에 의존하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
다른 방법이 있으면 말해 봐!!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