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은 다 가잖아"는 착각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은 어느새 "기본"이 되었습니다. 취업 공고에는 "대졸 이상"이 당연하게 적혀 있고, 대학에 가지 않으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는 시선을 받습니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취업자 100명 중 4년제 대학 졸업자는 32명입니다. 고졸이 37명으로 오히려 더 많습니다. 대학 졸업이 "디폴트"라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취업자 100명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중졸 이하: 12명 (월 206만원)
-고졸: 37명 (월 245만원) ⭐ 가장 많음
-전문대졸: 14명 (월 269만원)
-대졸(4년제): 32명 (월 315만원)
-석사: 4명 (월 496만원)
-박사: 1명 (월 653만원)
"그래도 요즘은 대학 많이 가지 않나요?"
맞습니다. 현재 취업자 통계는 25세부터 64세까지를 포함합니다. 즉, 1960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약 40년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당시에는 대학 정원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대학 가려면 서울대, 연고대 가야지, 아니면 차라리 취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특히 여성은 대학 진학률이 매우 낮았습니다. 1980년 대학 진학률은 27.2%에 불과했습니다. 1990년에도 33.2%였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숫자입니다.
중졸 이하 12%는 주로 50~60대 고연령층입니다. 이들이 청년이었던 1970~1980년대에는 중학교만 나와도 생산직 취업이 가능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일했습니다. 고졸 37%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많은 사람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습니다. 당시에는 이것이 정상적인 경로였습니다.
그럼 요즘 젊은 세대는?
2024년 현재,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약 76%입니다. 4명 중 3명이 대학에 갑니다.
"봐라, 그럼 이제 대학이 디폴트 아닌가?" 아닙니다. 여전히 24%는 대학에 가지 않습니다. 4명 중 1명입니다. 그리고 이 76%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1. 사이버대학과 방송통신대학 포함: 이들 대학은 주로 직장인들이 뒤늦게 학위를 따기 위해 진학하는 곳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가는 곳이 아닙니다.
2. 전문대학 포함: 전문대 진학생을 빼면 4년제 대학 진학률은 더 낮아집니다.
3. 중도 탈락: 대학에 입학해도 졸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제적 이유, 학업 부진, 진로 변경 등으로 약 5%가 중도 탈락합니다.
결론: 21세기에도 대졸 미만 학력자는 약 30% 정도입니다. 이들을 "예외"나 "소수"로 치부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학력과 소득: 냉혹한 현실
고졸 vs 전문대졸: 차이가 크지 않다
- 고졸: 월 245만원
- 전문대졸: 월 269만원
- 차이: 24만원 (약 10%)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하나, 전문대 2~3년을 더 다니고 취업하나, 소득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전문대를 다니는 동안의 기회비용(2~3년간 벌 수 있었던 돈 + 등록금)을 고려하면, 순수 경제적 관점에서 전문대 진학의 가성비는 높지 않습니다.
4년제 대졸: 격차의 시작
- 전문대졸: 월 269만원
- 대졸(4년제): 월 315만원
- 차이: 46만원 (약 17%)
전문대졸에서 4년제 대졸로 가면 소득이 46만원 오릅니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550만원 차이입니다. 여기서부터 격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고졸과 전문대졸의 24만원 차이는 크지 않지만, 전문대졸과 4년제 대졸의 46만원 차이는 2배입니다. 4년제 대학 졸업 여부가 소득의 분기점입니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4년제 대학 진학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입니다.
석사/박사: 격차의 폭발
- 대졸: 월 315만원
- 석사: 월 496만원
- 차이: 181만원 (약 57%)
대졸에서 석사로 가면 소득이 **1.6배**가 됩니다. 월 181만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170만원 차이입니다.
- 석사: 월 496만원
- 박사: 월 653만원
- 차이: 157만원 (약 32%)
석사에서 박사로 가면 소득이 1.3배가 됩니다. 하지만 이 길을 가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100명 중 석사는 4명, 박사는 1명뿐입니다. 왜일까요?
- 석사 2년, 박사 4~5년의 긴 시간
- 그동안 소득이 없거나 매우 적음
- 가족의 경제적 지원 필요
- 졸업 후에도 취업 불확실
대학원 진학은 "투자"가 아니라 "모험"입니다. 성공하면 소득이 높지만, 그 길에 오를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소수입니다. 특히 이과가 아닌 문과의 경우에는 더 심하죠.
같은 "대졸"이라도: 보이지 않는 격차
통계는 "대졸 315만원"이라고 말하지만, 모든 대졸자가 315만원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 졸업자: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
-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사설대학
- 이들의 평균 초봉은 대졸 평균보다 **30~50% 높습니다**
지방 국립대, 지방 사립대 졸업자:
- 대졸 평균에 가깝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도 많습니다
- 특히 지방 사립대 인문계열은 취업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수 목적 대학:
- 의과대학, 치과대학, 약학대학, 한의과대학
- 카이스트, 포스텍, 지스트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
- 이들의 소득은 일반 대졸 평균을 **훨씬 상회**합니다
- 의사 평균 연봉은 약 1억원 이상
같은 "대졸 315만원"이라는 평균 안에 이런 격차가 숨어 있습니다.
"일단 대학만 나오면 취업하겠지."
아닙니다. 어느 대학을 나오느냐가 중요합니다.
2024년 대학 졸업자 취업률:
- 전체 평균: 69.5%
- 의학계열: 79.4%
- 공학계열: 70.4%
- 자연계열: 65.4%
- 인문계열: 61.1%
10명 중 3~4명은 졸업해도 취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취업한다 해도 소득은 천차만별입니다.
지방 사립대 인문계 졸업생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초봉이 2,500만원 수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고졸 취업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4년간 등록금 수천만원,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
- 통계청, 2023년 취업자 학력별 분포
- 교육부, 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
-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4
-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
참고
- 학력별 인구 비율은 25~64세 취업자 기준입니다
- 소득은 건강보험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입니다
- 그래프의 수치는 실제 통계를 100명 기준으로 단순화하여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