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 것, 선택과 결정의 연속
부모코칭 수업과 상담을 할 때 내가 던지는 첫 질문이다.
쉬운 질문인 듯 보이나 무슨 연유에서인지 많은 분들이 분명하게 답하진 못한다.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 탓도 있고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기가 왠지 부담스러워 주저하는 듯싶다.
육아관을 굳이 묻는 이유는 부모의 양육 철학에 따라 코칭의 실제와 적용이
다르기 때문인데 그만큼 양육 철학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교육 철학에 관한 질문으로 자녀에게 무엇을 교육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부모교육에 앞서 내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철학에 관한 것으로
양육관, 교육철학, 교육관 무엇으로 불려도 무방할 것 같다.
교육철학은 각자의 세계관을 반영하며
교육철학에 따라 양육과 교육의 방향, 목적, 질, 양육 스케줄이 정해진다.
양육자가 기독교인이라면 기독교 세계관이 반영될 것이고
신자유주의 논리에 빠져있다면 신자유주의 교육철학을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실증주의적 입장이라면 객관적 수치, 수량화, 보편적 교육이론 등에 첨착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장의 자유경쟁 논리를 도입한 신자유주의 교육철학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개인의 선택과 자율권 보장, 교육기관의 자율성 확대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과도한 경쟁, 사교육 확대, 학교의 계급화와 구별 짓기의 폐해 등 부정적 측면이
긍정적 측면을 압도한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철학은 특권층 자녀에게 확실히 유리하며
교육기관을 국가경제발전과 산업인력 양성소로 전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소외된 양육, 교육정책, 교육현장은 그야말로 재앙!!!
교육은 단절되고 파편화된 인간 양성이 아닌 전인교육으로, 자율적 민주시민교육으로,
실천적 연대가 가능한 인재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자녀의 진로, 진학 상담 시에도 부모의 교육철학은 매우 중요하다.
철학의 부재 시 부모와 아이는 갈팡질팡, 혼란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때 교육관에 대한 부부의 합의가 매우 중요한데 부모의 교육철학에 차이가 있을수록
평소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양육과정 내내 혼선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부부다툼의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식농사’라는 말이 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수고와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교육철학을 먼저 확고히 하고 그에 따른 육아의 목표와 방향 설정이 뒤따라야 한다.
자녀양육과 교육의 방향을 잘못 잡은 채 노력하고 있다면 그 노력은 얼마 가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거나 노력의 결과가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아이를 그릇된 길로 인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교육목표가 정해졌으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과 방법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아이의 발달과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수단과 방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방향 설정이 잘 됐는지 지속적인 점검과 수정, 보완, 확인이 필요하다.
양육 철학은 육아의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불안해하며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었다.
옆집 엄마나 학원 상담실장이 나와 내 아이들을 좌지우지하게 두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 바뀌는 교육정책에 휘둘려 시행착오만 거듭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 누구도 내 아이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게 팩트다.
육아에 대한 내 생각이, 자녀교육에 대한 내 철학이 육아의 전 과정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모든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우리를 책임 있는 자리로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