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미술동아리
2006년, 당시 소수자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이광준 소장님이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할 단기 사업을 구상하여 내려보냈고, 우연히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 매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단순한 보조업무였는데 회원들이 만드는 연극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고 행렬에 필요한 깃발에 그림 그리는 일이었다.
처음 가까이 만나보게 된 장애인들은 매우 낯설고 두렵기마저 했으나 사업 참여 후 지금까지 그들을 꾸준히 만나오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센터 직원들보다 그들을 오래 보아온 사람 중 하나이다. 물론 가끔 만나서 그림 그리는 시간만 함께하니 잠깐 만나는 친구이지만 이들과의 시간을 글로 쓰자면 여러 가지 추억들이 있다. 글을 써놓지 않아 아쉽게도 기억이 많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것 중 한 가지를 떠올려보자면, 그들이 미술공감채움에 스스로 자발적으로 오는 것이다.
예전에는 센터에 내가 방문했으나 그들이 예술가의 작업실에 오는 것은 색다른 시간이자 선물 같은 순간일 것 같아서 어렵지만 작업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것 또한 그들에겐 공부다.
군산 각지에 흩어져 사는 그들에게 주간재활 담당 직원은 버스노선, 걸어오는 방향, 차비 등을 꼼꼼히 챙기고 알렸다. 걸어서, 자전거로 또는 버스를 타고 장미동 미술공감채움 작업실을 찾아온다. 걱정도 했으나 다행히 별 사고 없이 잘 찾아오고 있다.
다행이다.
여기저기 미술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했으나 이리 오래 만나온 경우는 드물어서 내게는 새끼 같은 사람들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도 있지만 애잔하다.
어느 날 아침, 미술공감채움 건물 앞에 도착해보니 프로그램을 기다리는 회원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눈다. 나도 그들 사이에 앉아 소소하고 반갑게 안부를 묻는다.
그렇다!
이 들에게도 이런 평범한 즐거움과 삶의 여유가 있는 것이 당연한데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편견과 선입견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래서 이 시간을 나는 약속이라 여기고 그들을 지키려 한다.
소수자들에게도 우리처럼 평범한 이들이 평범하게 누리는 즐거움이 있길 바라며 소수자 문화예술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