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하는 여행은 언제나 즐거워
지난주, 현충일이 금요일이 되어 긴 연휴가 된 기간에 친구 하니(가명)가 “무주 여행 같이 갈래?”라고 제안했다.
무주... 솔직히 잘 모르는 지역이었지만, 하니와 함께라면 그 어디든 재밌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주저 없이 따라나섰다.
하니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야무짐’의 인간화.
무슨 일이든 지혜롭고 꼼꼼하게, 완벽하게 해내는 멋진 친구다. 그래서 늘 걱정을 달고 사는 나도 이 여행만큼은 아무 근심 없이 기대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주 잘 다녀왔다.
덕유산과 어사길, 그리고 2만 보
하루는 무주의 대표 명소인 덕유산을 오르고, 어사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산과 계곡,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하루였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반딧불이 신비탐사, 무주영화제까지 다녀오며 하루에 2만 보 이상을 걸었다.
피곤에 지친 나는 숙소에 도착하면 얼른 상쾌하게 씻고, 푹신한 침대에 눕고 싶었다. 그런데 하니는 숙소에 도착하면 영어 공부를 하였다.
한 번은 내가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수건을 깜빡해 방으로 나와보니, 하니는 영어 스피킹 어플 '스픽(Speak)'을 켜고 연습 중이었다.
내가 방에 있으면 부끄러워서 영어 연습을 못 하겠다며 얼른 화장실로 돌아가라고 했다.
게다가 "네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물소리가 날 때, 그 틈을 타서 스픽을 켰다"는 말을 해서 참 웃겼다. 그런데 하니가 말은 이렇게 해도, 영어 실력은 이미 수준급이다.
싱가포르 여행의 기억
하니와 함께 여행을 와서 그런가, 예전에 하니와 함께 갔던 싱가포르 여행이 떠올랐다.
그때 우리는 6인실 정도 되는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는데, 그 방에서 중국인 여성 한 분을 만났다. 그녀는 영어로 먼저 내게 말을 걸었고, 처음엔 나도 제법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때의 아쉬움은 오래 남았다. 하지만 동시에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다음에 하니와 다시 해외여행을 간다면, 그때보다 더 유창해진 영어 실력을 꼭 보여주고 싶다.
오늘 밤은 피곤하다는 핑계를 버리고 나도 '스픽'을 켜야겠다.
사실 요즘 계속 미루고 있었다. 하니는 "1일 1 스픽 안 하면 벌금 내자!"라고 했지만, 나는 살짝 거절했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하니의 야무짐을 본받아서 작지만 꾸준한 실천을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