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자꾸 둔해지는 요즘
며칠 전, 함께 일하는 동료 메리(가명)가 말하길, 자신은 ‘사진 기억 (Photographic Memory): 글자나 장면을 한 번 보고도 정밀하게 재현하는 능력- 설명 출처: 챗GPT)’을 가지고 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솔직히 부러웠다. 나는 요즘 점심에 뭘 먹었는지조차 한참을 곱씹어봐야 겨우 떠올릴 수 있을 정도다.
왜 이렇게 내 기억력이 둔해졌을까?
요즘 내가 SNS를 너무 많이 한 탓일까?
(하지만 너무 재밌는데...)
아니면,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일까?
스트레스가 기억력을 저하시킨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그렇지만 직장인이라면 이 정도 스트레스는 다들 안고 사는 거 아닐까?)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내 기억력을 믿지 못해 ‘기록’을 생활화하고 있다.
업무 중 회의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리스트에 곧바로 정리해 두고, 달력에도 꼼꼼히 메모한다.
특히 어린 우리 반 아이들의 생활지도가 필요한 부분은 ‘관찰일지’를 만들어 날짜와 행동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한다. 그 메모들은 학부모 상담 때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인 약속 역시 핸드폰 메모장에 날짜와 장소를 입력해 둔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기록에 의지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공부다. 특히 영어.
아무리 외우고 또 외워도 평소에 안 쓰는 단어는
뜻도, 발음도 쉽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단어를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해보려 노력 중이다.
그리고 복습 기능이 포함된 앱(예: 스픽, 말해보카)을 애용한다.
가끔은 천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웹툰 속 주인공들처럼, 평범하게 살다가도 어느 날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고 그 능력으로 단숨에 정상에 오르는 그런 이야기들.
그걸 보고 나면 괜히 부러워지고, ‘한 번 보면 다 외우는 능력’을 꿈꿔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수년간 공부해 오며 나 자신을 알게 됐다.
나는 ‘한 번에 외우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재능’은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어쩔 수없이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노트북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를 무음으로 틀어놓고, 그 앞에서 영어 어플을 켜본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까.’
매일 조금씩 해보고, 또 좌절하고, 다음 날 다시 해본다.
요즘, 이게 내 저녁 루틴이 되어버렸다.
표지 출처: unsplash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