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면 약(藥), 잘못 쓰면 독(毒)'이 되는 나의 승부욕 이야기
초등학교 시절, 나는 게임을 무척 좋아했다.
친구들과 흙먼지 날리며 뛰어다니는 술래잡기, 얼음땡 같은 놀이부터 집에서 하는 콘솔 게임, 인터넷 게임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게임’이라는 게임은 다 섭렵하며 제대로 즐기는 어린이였다.
나는 그 당시의 인기 게임이었던 물풍선을 터뜨려서 적을 공격하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재밌는 퀴즈를 풀며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퀴즈퀴즈’게임을 좋아했다.
친구들이 "야, 너 진짜 잘한다!" 하며 부러워할 때면 으쓱해졌고, 게임에서 이길 때 느끼는 짜릿한 쾌감은 말로 다 못할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게임 중독자의 길로 빠지고 말았다.
수업 중에도, 밤에 눈을 감고 누워도, 머릿속에는 계속 게임 화면이 돌아갔다.
손가락은 게임기 위에 있는 것처럼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꽤 심각했다.
결국 눈 시력이 크게 나빠졌고, 스마일 라식까지 하게 됐다.
게임 중독을 극복한 방법은 사실 거창하지 않았다.
그저 게임 대신 일본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에 빠지면서, 중독을 다른 중독으로 메운 것뿐이다.
뭔가에 한 번 빠지면 깊게 빠지는 나는, 요즘엔 영어 공부에 꽤 몰입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어 스피킹 앱에서 말하기 연습을 하고 점수를 획득해서 다른 이용자들과 순위를 겨루는 시스템에 꽂혀 있는 중이다.
열심히 점수를 올리고 “됐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앱을 끄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순위가 강등되었습니다”라는 알림이 온다.
그러면 내 안의 승부욕이 다시 고개를 들고, 나는 또다시 앱을 열고 열심히 스피킹을 한다.
그리고 순위를 다시 끌어올렸을 때 느끼는 그 뿌듯함, 정말 좋다.
사실 이 앱에 푹 빠지게 된 데에는 친구 하니(가명)의 영향이 컸다.
하니가 나를 보며, 열심히 좀 하라고 놀리듯 말한 게 자극이 됐다.
그 말을 듣고,
‘오케이. 곧 따라잡아줄게.’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했다.
지금 내 목표는 하니만큼 레벨업을 해서, 당당하게 내 학습 기록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날이 너무 덥다(물론 핑계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무리 게임 형식이라지만, ‘공부’라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이 영어 스피킹 게임에는 예전만큼 확! 중독되진 않는다.
아… 빨리 레벨업하고 싶은데...
승부욕아, 나 좀 도와줘!
표지출처: Unsplash('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