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려웠던 캄보디아어
캄보디아어를 처음 만났을 때는 호기심이었지만,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매일매일이 한숨이 나올 만큼 어렵게 느껴졌다. 내가 처음 캄보디아어를 공부할 때는 수업을 수강하고 있던 것도 아닐뿐더러 캄보디아어 교재는 스스로 공부하기에 너무 불친절하였다. 또한 캄보디아어의 문자 구조는 특이한 구조를 띄고 있으며,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그림 같은 문자라 나에게는 엄청난 진입장벽처럼 느껴졌다.
캄보디아어는 자음 33개 각자음 32개 모음 23개 독립모음 12개로 외워야 하는 문자만 무려 100가지였고, 자음은 '어'그룹, '오'그룹으로 또 나눠져 모음과 결합할 때 모음이 서로 다르게 발음되는 구조라 나는 이 구조를 이해하고 익히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무작정 쓰면서 외웠다.
꺼 커 꼬 코 응오 / ក ខ គ ឃ ង 처음 마주해 본 자음 5개였다. 처음에는 내가 지금 문자를 쓰고 있는지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래도 한 번 두 번 쓰면서 외우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얼마가지 않아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다. 캄보디아어 문자는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지만 미세한 차이로 다른 문자가 되는데, 이러한 특징 때문에 외웠던 문자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섞여 더욱 혼란스럽게 느꼈다. 정말 이때 캄보디아어에 대한 진입장벽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캄보디아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가득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쓰면서 외우려 노력했다. 그 결과 나는 드디어 캄보디아어를 조금 서툴지만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본격적인 캄보디아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이 기억이 날 때가 있다. 캄보디아어를 가르치다 보면 항상 문자에서 어려움을 느껴 대부분 금방 흥미를 잃고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크다. 심지어 캄보디아에서는 캄보디아 문자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어야 보통 완벽히 익힌다고 하셨다. 그런데 나는 문자를 익히고 읽는데 불과 한 달 채 걸리자 않아 정말 대단하다고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이 많은 문자를 그때 어떻게 외웠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하는데, 무언가에 이토록 관심을 가져봤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주변의 대부분은 유럽, 일본, 미국등 선진국의 매력에 빠져 그들의 문화나 언어등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유독 남들과는 다르게 아세안 국가들에 관심이 많이 갔다. 그중 처음에는 베트남에 관심이가 주전공으로 베트남어를 선택하였지만, 베트남보다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 캄보디아에 나는 매료되어 캄보디아를 공부했고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 간단한 캄보디아어 인사말
ជម្រាបសួរ - 쭘리업 수어 / 안녕하세요 라는 뜻으로 보통 처음만나거나 어른들에게 인사할때 사용한다.
សួស្តី - 쑤어쓰더이 / 안녕 이라는 뜻으로 보통 친구나 동생등 가까운 사이에게 사용한다.
អរគុណ - 어꾼 / 감사합니다 라는 뜻이다
ជម្រាបលា - 쭘리업 리어 / 안녕히가세요 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