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학생활

by 진별

처음 캄보디아 왕립학술원에 도착했을 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내 첫 해외 유학생활이 될 학교였고,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학교 건물은 놀라울 정도로 깔끔했고 현대적이었다. 그곳의 뜨거운 공기와 맑은 하늘은 마치 나를 기분 좋게 맞이해 주는 것 같았다. 특히, 학교 중앙에 위치한 인드라데비 동과 동상이 눈에 들어왔는데, 교수님들과의 첫 단체 사진도 이 앞에서 찍었다. 이 동상은 나에게 캄보디아에서의 유학생활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 '인드라데비'란 캄보디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왕인 자야바르만 7세의 아내이며, 그녀 역시 캄보디아인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는다.

IMG_3580.jpeg 학교 앞 인드라데비 동상

하지만 캄보디아에서의 학교생활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소통의 한계였다. 크메르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였기에 영어로만 소통해야 했고, 나 같은 교환학생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환경에서 나는 소통의 벽을 절실히 느꼈다. '화장실이 어디예요?'라는 간단한 질문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한참을 헤맸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매일 여덟 시간씩 진행되는 교수님과의 1대1 수업은 언어를 익히기에 효과적이었지만, 엄청난 피로감과 함께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나갔다. 또한 수도인 프놈펜이었음에도 빈번하게 발생했던 정전은 수업의 흐름을 끊었고, 무더위 속에서 전기가 나가 땀을 흘리며 수업을 들었던 기억은 여전히 힘들었던 순간으로 남아있다. 또한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외로움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타국에서 가족이나 친구 없이 혼자 생활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알게 모르게 외로움을 타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수업은 정말 재밌었다. 나는 소통의 한계와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학교 도서관이나 식당, 카페를 다니며 크메르어를 구사하며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주말만 되면, 시장을 방문하여 현지인과 직접 가격을 흥정하며 배웠던 현지의 구어는 아직까지 요긴하게 사용한다. 또한 야외 수업을 통해 배운 캄보디아의 문화와 역사는 교실 안에서 느낄 수 없는 생생한 기억이 되었다.


캄보디아에서의 학교 생활은 나에게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과 타지에서 홀로 서는 용기를 가르쳐주었다. 이 경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도전이자, 현지 언어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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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수업활동 사진



* 간단한 크메르어 회화

សុខសប្បាយទេ? - 쏙 써바이 떼? / 잘지내시죠?, 행복하죠? 라는 뜻으로 주로 안부를 물어볼때 사용합니다.

បន្ទប់ទឹកនៅឯណា? - 번똡 뜩 느우 아에 나? / 화장실이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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