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대학강사의 2월살기
2월의 첫 월요일에는
어쩐지 3월의 냄새가 난다.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서른한 날이 지났다는 사실,
그동안 아주 사소한 결심 하나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보내버린 1월의 시간들.
나는 그 모든 것을
작은 부채처럼 등에 지고 2월로 들어온다.
그래서인지 2월은 늘
제대로 2월로 살아지지 않는다.
아직 오지 않은 3월을
미리 당겨 느끼며 서성이다가
한 달을 건너뛰는 기분이 된다.
달력 속 날짜가 유난히 적어서인지,
그래봐야 이제 겨우 사흘차이 인데도
벌써 마지막을 떠올리게 된다.
2월의 끝자락이 생일인 사람에게
기쁘게 축하를 건네고 싶어서,
나는 다시 한 번
1월처럼 열심히,
이번에는 조금은
잘 살아보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정말로,
굳이 꼭 2월의 마지막 날에 태어난
나의 가족과
친한 후배에게
기쁜 얼굴로 축하를 건네기 위해서라도,
나는 2월을 잘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