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연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책자에 독서교육에 대한 글을 쓰면서 국내외 다양한 자료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독서 인구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피상적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정확한 데이터로 확인하게 되었고, 읽기 능력이 개인의 지식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나 외국의 독서교육 동향 같은 것들을 다방면으로 접할 수 있었다.
필자 또한 독서가로 성장하고 싶어 오랫동안 책을 읽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이지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책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미래의 창)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는 노출되는 정보의 팽창성과 정보의 속도를 거저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빠른 속도의 혜택 뒤에 잃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나친 속도와 전환, 강한 자극에서 벗어나 생각이 배회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여백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하며,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침잠하지 못하고 표면을 부유하게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데 독서가 이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서는 비교적 멀티테스킹이 어려운 분야이며, 개개인의 독서 능력에 따라 저마다의 속도로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은 2025년 9월 개관을 목표로 옛 동해분교 부지(북구 당사동)에 어린이 독서체험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어린이 독서체험관은 숲, 놀이, 독서교육이 중심이 되는 체험형 교육기관으로, 지상 2층, 연면적 2,052.55㎡ 규모로 건립되며 사업비 163억여 원이 투입된다.
독서체험관 1층에는 학생을 비롯한 시민 모두가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고, 2층에는 책, 놀이와 함께 즐거움과 재미를 찾는 소통 공간이 조성된다. 옥상에는 체험형 가족 프로그램과 경관, 조망을 갖춘 휴식 공간이 조성된다고 하니 기대감을 더한다.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에서 독서 권장의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성인의 경우 ‘과거 학생 시절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책 읽기를 권장했다’는 응답이 56.5%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응답이 주목할 만한데 학생의 경우 ‘부모님의 독서 권장 비율’은 55.5%, ‘선생님의 독서 권장 비율’은 56.0%였다.
초·중·고 학생의 경우 연간 독서량이 많을수록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께서 책 읽기를 권장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나 독서를 권장하는 문화나 독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효용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앞서 소개한 독서체험관이나 지역 도서관이 활발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AI시대의 화룡정점은 인간적인 아날로그 역량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인공지능 결과물에 대한 최종 선택과 판단은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능력을 키우기는 독서를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경상일보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