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시대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생산 참여로

by 김정선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 생산참여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出, 북랩) 저자


기후재난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닌, 지금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되었다.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은 국가의 과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나서야 할 공동 책임이다.

이 글은 '사회적 지위에는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따른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개념을,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시대정신 속에서 다시 묻고자 한다.


“태양의 도시” 프로젝트와 예기치 못한 사회적 낙인

이전에 서울을 태양광발전의 메카로 만드는“태양의 도시”프로젝트를 가동한 적이 있었다.서울은 신재생에너지 중태양광발전이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설치하는 것을 장려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 베란다 등에 설치가능한 미니태양광패널이 그것이다.한 가구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의 상당량을 생산할 수 있는 아파트베란다형 태양광 발전은 서울의 아파트 곳곳에 설치되었는데, 진행 과정에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공공기관 건물이나 부지 등을 활용하여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보다 확실한 실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어서, 서울주택공사(SH)에서 소유하는 서울소재 임대아파트 단지에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패널을 집중 설치하는 바람에 멀리서도 임대아파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즉 베란다에 미니태양광 패널이 많이 설치된 곳은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공간이라는“사회적 낙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 잘못된 것이다.


기후 실천이 낙인이 아닌 자긍심이 되려면

베란다형 태양광패널이 많이 설치된 아파트 단지는 탄소중립실천에 앞장서는 앞서가는 시민의식을 보유한 시민들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류층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노블리스 오블리제”하면 떠오르는 것이 서양에서 상류층의 자식들이 전쟁에 참여해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사전적 의미는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라고 한다.


상류층이 보여야 할 진짜 리더십: 에너지 정의

기후재난 시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적극 참여하여 지구 종말을 늦추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가의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전기요금에 무감각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태양광 패널이 고가의 아파트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소극적일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어디 빈부의 구분이 있겠는가! 진보, 보수 “구분” 할 것 없이 “함께” 해야 할 사항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을 더 많이 하는 상류층의 탄소중립에 대한 실천의식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제로에너지건축(ZEB)의 의무화와 감세정책 연계

그래도 더 배우고 더 앞서간다고 할 수 있는 중산층 이상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고가의 아파트 단지 신축허가 조건으로 제로에너지빌딩(ZEB)을 건축하도록 해야 한다.

에너지효율 장비 설치 등을 통한 “패시브”와 지열·수열 활용, 태양광발전 등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한 “액티브”를 조화롭게 하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법령으로 적정 분양가 수준을 정하면 될 것이다.

고가의 기축아파트 등에는 베란다형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현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종합부동산세 일부 감면’등 감세정책과 연계할 것을 제안해 본다. 또한 법정 제로에너지빌딩(ZEB)수준보다 더 강화하여 건축하는 경우에도 종합부동산세를 일부 감면해주는 것으로...


기후정의와 조세정의의 통합적 접근

상위계층에는 종부세나 상속세 부과에 있어 세율 등을 강화하되, 탄소중립과 같은 사회적 명분을 감세정책과 혼합하여 시행하면, 증세에 대한 조세저항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다수의 중산층 이상 가구에서 이런 제도적 지원 장치 없이도 보조금 지원없이 자발적으로 지구를 위한 선한 행동을 보여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기성세대의 역할: 탄소중립 전도사로서의 귀감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남녀노소, 세대 간, 빈부를 통합하는 이데올로기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세대를 위해 기성세대는 무엇을 할것인가? 답은 명확하다.

지구의 날 등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행하는 집단 군무 “플래시몹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녀노소 함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노인분들이 경로당에서 너무 많이 머무르지 말 것을 제안한다.

직장에서 은퇴한 분들 중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께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활동의 전도사, 그 외에도 사회봉사 등 사회통합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청년층에게 모범을 보여 주시는 것도 너무 멋진 모습이 아닐까 싶다.

슬기로운 탄소감축 생활에 도움을 주는 환경교육 컨설턴트 등 일자리와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꽤나 높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이제는 지구를 위한 실천으로

탄소중립은 기술적 과제인 동시에 윤리적 과제다.

특히 더 배우고, 더 많이 소유한 이들이 그 책임을 앞서 실천할 때, 사회 전체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공동의 연대가 가능해진다.

기후위기는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모두가 책임자인 시대를 만들었다. 이제는 탄소감축과 에너지 전환의 실천이 곧 새로운 계급의 책임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이 되어야 한다.


(*이 글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에 담긴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필자는 현재 『행정 실패학』 집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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