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들의 해방구를 보전하자

by 김정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 저자


인구의 절반이 고령층이 되는 시대,

우리는 더 이상 ‘노인 정책’을 복지의 영역으로만 바라볼 수 없습니다.

노인은 누군가의 부모이며, 친구이고, 바로 미래의 나 자신입니다.

이 글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서, ‘노인의 이동권’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시작합니다.


서울대공원과 전철, 공공재의 품격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서울랜드와 같은 유료-존 외에 남녀노소·빈부 구분없이 누구나

4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무료-존이 함께 어우러져, 연간450만 이상의 시민들에게희망·추억과

건강을 선사하는 대표적 공공재로서 소명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대공원처럼 전철 등 대중교통도 대표적인 공공재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참으로 아름답고 명분 있는 공공재적 정책들이 세객들의 정략적인 잇속 계산으로 인해, 세간의

논란거리가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노인 무임승차 정책, 축소해야 할까?

65세 이상 노인들의 전철 이용요금 무료정책을 축소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하철 운영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으니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하던지, 아니면

그 혜택을 줄이자는 것이다.


내가 버스정책과장을 담당했었던 당시(2008년)에는 왜 전철만 무료승차를 하지? 시내버스도

무료승차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노인들이 지하철을 타고 땅속으로 다니는 것보다 시내버스를 타고 지상으로 다니면서 서울의 발전상을

느끼면서 다니시게 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냐하면 전철이나 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정해진 시간에 따라 승객이 있으나 없으나 운행해야 하기 때문에…. 노인들로 승객이 많아진다고 해서 추가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버스보다 전철이 노인에게 더 적합한 이유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시내버스는 전철보다 승차 과정이나 승차 후 내부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높다는 것이다.


노인분들은 청장년층보다 민첩성이 떨어져서 버스 내부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일찌감치 단념하게 되었다.


정치가 복지를 가르면 안된다.

나쁜 사람들이다. 젊은 층과 노인층을 구분하여 편가르기를 조장, 정치적 잇속을 취하려는

정치인들 말이다.


대중교통수단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노후된 인프라에

대한 교체 및 업그레이드에도 막대한 재정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노인 전철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운영 중인 기후동행카드를 포함한 각종 대중교통요금 할인제도는 시민의 세금으로

그 할인된 금액만큼 운영기관에 보전해 주는 것인데… 한 마디로 교통복지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요금할인으로 혜택을 받는 시민들은 좋아하겠지만 미래세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요금을 받아 노후된 대중교통 인프라 및 시설의 업그레이드와 정비 등에 사용해야 하는데,

매년 할인혜택으로 늘어나는 막대한 운송수지 적자분을 세금으로 보전하면서, 정작 세금이

투입되어야 할 곳에는 사용되지 못해 결국은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이동권은 곧 존엄권이다.

노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해주는 노인 무임승차는 노인행복추구권의 실질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노인들이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눈치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전철무임승차는 단순히 노인 이동권 보장 측면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 간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노인 해방구” “갈등 해방구”게다가 건강까지 챙겨주는“건강증진구”로도 작용하고 있다.


전철은 해방구이자 건강증진구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중 최상위권에 속해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노인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무상급식소를 찾아, 친구를 찾아 공원으로, 멀리 온천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 “전철무임승차” 정책이다.


청년을 대우하고 심지어 청년의 교통비까지 지원해주는 만큼 노인들의 기존 무임승차에

대해서도 신중하면서도 관대한 접근을 했으면 한다.

한정된 공적 재원에 대한 세대 간 선점 문제로 인식하지 말고 서로가 화합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


청년과 노인이 함께 웃는 복지로

다소의 운영 적자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출퇴근시간대의 차내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노인들이 전철을 타는 경우에 요금의 일부를 부담토록 하는 것을 검토하면 어떨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적게 타든 많이 타든 전철은 어차피 정해진 노선을 정해진 시간에 따라 운행하게 된다.

출퇴근시간대의 혼잡시간만 피하면 지하철을 무료로 탑승토록 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내가 내가 최근(‘24년)에 소장으로 재직했던 남부수도사업소에는 하루에 평균 대여섯 분의

고령자 민원인이 직접 찾아왔다.

수도요금이 전월보다 천원 비싸게 나왔다고 따지러 오는 분도 계시고 고지서를 추가 발급받기 위해서,

누수로 인해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서 해결해달라는 등의 이유로 편벽한 위치에 있는 사업소를 찾아

물어물어 오시는데, 인터뷰를 해 보면 대부분의 노인분들이 전철을 이용한다.


노인들이 지하철(전철)을 타고 수도권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엄청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에서 천안이나 춘천까지도 왕래하면서 친구들과의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다.


노인전용 여행바우처까지도 검토하자

전철은 노인들의 해방구, 건강증진구다. 해방구를 폐쇄하자는 주장은 반사회적이고 몰염치한 것이다.


더 나아가 노인빈곤층에게는 전철무임승차 보장 외에도서울에서 먼 거리에 거주하는 친지나

친구를 방문할 수 있도록 또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행경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정부나

지자체에서 검토할 것을 제안해 본다.


노인 전용 여행바우처 신설을 진지하게 제안해 본다.

지금의 노인들은 조국 현대화, 산업화과정에서 많은 기여를 하였고,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상황 극복 과정에 좌절과 실패를 겪으면서 불굴의 도전 의식으로 대한민국을 회생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던 반면, 정작 자신들의 노후생활보장에 대해서는 준비하지 못해 현재 고독과 빈곤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


노인들이 인생을 뒤돌아보고 건강한 정신상태를 유지하면서 삶에 대한 긍정적 희망을 보유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일정한 역할을 기대해 본다.


노인들의 모습 사회건강도 측정의 바로미터

비 오는 날 서울의 종로3가 지하철역을 가보라! 탑골공원을 찾는 수많은 노인이 비를 피하려고

역사 내부로 몰리는 바람에 혼잡하기 그지없는 상황을 쉬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멀었는데도 한 끼 식사를 해결 하기 위해 땡볕의 고온도 마다않고

무료급식소 앞에서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노인들을 보면서, 우리가 속한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런 노인들의 모습은 바로 머지않은 훗날 청년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청년들에게 “노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멋지다” “폼 난다” “아름답다” 등이 되도록 사회제도가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가질 것이다.

노인들의 모습사회 건강도 수준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 할 수있다.

그들이 모습이 건강하고 아름다워한국 사회의 저출산 상황도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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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저자의 저서『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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