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사막화 확산차단을 위한 국제연대사업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저자
서울시가 조성한 몽골 한복판의 비밀의 숲은, 단순한 나무 심기가 아닙니다.
이 숲은 서울의 탄소중립을 향한 실천이며, 사막화의 경계선에 만들어낸 생명의 방패입니다.
서울시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넷 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친환경건물,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국제적으로 탄소중립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기 위해 C40, ICLEI 등 국제협의체 활동, 우수정책 해외원조사업(ODA)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 ODA사업은 개발도상국가들에게 상수도 시설 보급, 교통정책, 환경정책 등을 소개하여 그들 도시 정책화하여 도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환경분야에서는 대표적인 사업이 몽골 울란바타르시 인근 지역에 “사막화 확산 차단을 위한 숲 조성”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몽골이 사막화가 확대되면서, 황사나 미세먼지의 국내 유입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방풍림을 조성하여 사막화를 차단하자는 큰 목표에서 시작된 사업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몽골 울란바타르시내에 “서울 숲” “서울의 거리” 조성 같은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다.
<서울시 –울란바토르시 교류일정표>
1995년 서울시- 울란바토르시 자매결연 체결, 1996년 울란바토르 시내 “서울의 거리” 조성
1996년 울란바토르시에 “서울문화정보센터” 설치, 2012∼2013년 “서울숲(약 2만㎡)” 설치
내가 2023년 5월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비밀의 숲”인 서울 숲에 가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울란바토르에서 차를 타고 사막과 초원으로 이어진 황량한 길을 6시간이나 달려간 곳에 사막 한가운데 푸르름으로 우거진 오아시스와 같은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에 항공사진으로 봤던 푸르름보다 더욱 확연한 푸르름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보는구나! 내가 얼마나 보고 싶어 했던가! “서울 숲”을… 이곳은 이름하여 “비밀의 숲”, 몽골 사막화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25억 원을 들여 사막에서 버틸 수 있는 유실수와 방풍림 등 10만주를 심어 100ha 정도 조성한 곳이다.
드넓은 천지가 오직 “사막”과 “비밀의 숲”으로 구분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서울 숲을 오랜 시간 조성하고 말라 죽지 않도록 관개시설도 어느 정도 구비되어 마무리를 할 때가 된 것이다.
마치 금지옥엽 키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을 출가시키는 아버지의 마음처럼 무거운 마음과 대견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이제는 비밀의 숲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주체로 그곳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에 넘겨주고 그 후견인으로 아르갈란트 솜(郡)장을 위촉하고 협약식을 체결하였다.
서울시도 지금까지 비밀의 숲을 조성하는데 함께 한 “푸른아시아”와 함께 계속 지켜보고 제대로 관리가 안 되면 직접 회수하여 관리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그런데 걱정할 것 없을 것 같다. 서울숲에 유실수, 비타민나무가 마을주민, 협동조합원 12명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매년 다량의 비타민 열매를 수확하여 그 수익금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고 나머지는 서울숲 유지관리에 재투자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빈터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여 각종 채소를 재배하여 이웃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여 부가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마을주민들이 숲을 잘 가꿈으로서 사막화도 예방할 수 있다는 대의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계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들과 함께 전통적 스타일의 숙소 “게르”에서 숙식을 하면서 그들의 근면성을 알 수 있었다.
몽골하면 밤하늘의 별빛이 유명하지 않나! 밤하늘의 별을 보고자 숙소 밖으로 나와 하늘을 쳐다보니, 마치 헤아릴 수없이 많은 별들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 같았다.
늦은 밤 유성우처럼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면서 몽골 하늘 아래의 서울숲을 산책하기도 하였는데, 그 감회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거기서 3박 4일 정도 체류하는 동안, 우리 일행들은 푸른아시아 몽골지부장, 주민협동조합 회원들과 함께 나무도 심고 물도 주고하는 활동을 했다.
서울 숲에 나무를 심 으려고 온 많은 한국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서울시가 애써 조성한 서울 숲을 참관하고 사막화 방지에 기여하고자 나무를 심고 물을 주려고 서울, 부산, 대구 등 각지에서 온 것이다.
어찌나 그 표정이 밝고 예쁘던지! 한국의 젊은 학생(중고생)들이 몽골이라는 곳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서울의 노력에 모두 놀라워하고 자긍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함께 나무도 심고 물도 주고 나서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서울 숲 조성”이라고 쓰인 대형입간판 앞에 모여 합동으로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 행사를 마친 후에 우리 일행은 협동조합장과 함께 ‘아르갈란트 솜(한국의 郡)’ 청사를 방문하여, 서울시와 아르갈란트 솜이 서울숲이 잘 관리되도록 후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협약서에 서명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물론, 서울 숲을 책임지고 유지관리해야 하는 ‘협동조합’과 기술적으로 도움을 줘야 하는 ‘푸른아시아’도 함께 협약식에 참여하였다.
앞으로 서울숲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지하수를 펌핑하고 비닐하우스 난방을 위해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는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울에서 폐기되는 태양광 패널을 서울숲으로 보내면 “푸른아시아”가 기술적 지원을 해서, 그곳 상황에 맞게 가능한 장소에 가능한 방식으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서울 숲 현장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서울시가 국제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재정 여건하에서도 십여 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자해서 눈에 보이는 ‘산전벽해’와 같은 서울 숲을 조성한 것에 대해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할 초중고생들의 국제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폭넓게 하고, 탄소중립과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 간 연대와 도시정부 차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고 깨우칠 수 있도록 ‘서울 숲’을 비밀의 숲이 아닌 ‘열린 숲’으로 전환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쉽게도 더 이상 몽골사막화 확산 차단을 위한 사업은 더 이상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과거 정부에서 시민단체 보조금 지원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민간보조금 사업이 폐지되면서 이 건도 한 묷음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런 기반을 선배 공무원들이 애써 조성해 놓았으니 더 뛰어난 후배 공무원들의 멋진 후속 조치를 기대해 본다.
몽골 울란바타라시와 서울시 사이에는 오래 전부터 자매도시로서 상호 교류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울란바타르시내에는 “서울공원”이라고 명명된 공원이 일부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문제해결을 위해 서울의 교통정책, 환경정책을 벤치마킹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울란바타르 시내의 교통상황은 매우 끔직한 수준이었다. 출퇴근시간대에는 도시 전체가 승용차 주차장이 되기도 하고, 석탄이나 무연탄을 주연로로 하는 관계로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하였다.
(여담 :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기)
몽골의 사막화 확산, 환경오염 악화 등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인 지원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관계로, 몽골의 나쁜 습관이 생겼다는 푸른아시아 현지 지부장의 언급은 씁쓸한 맛을 주었다.
세계 대도시나 국가, 단체 등에서 서로 경쟁하듯이 많은 지원을 하다보니, 몽골 정부나 기관에서는 그런 국제적인 지원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당연하다”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서울숲은 더 이상 ‘비밀의 숲’이 아닙니다.
그것은 서울이 지구에 남긴, 작지만 강한 희망의 숲입니다.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내용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