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의 지혜로운 삶

폼생폼사 “No”

by 김정선

기후위기 시대의 지혜로운 삶: 폼생폼사 “No”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저자



“기후위기, 당신은 무엇을 바꾸고 있습니까?”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폭우, 폭염, 홍수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서울 강남의 물난리부터 파키스탄의 대홍수까지, 지구는 우리에게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더 이상 정부나 기업만의 몫이 아닙니다.


뜨거워진 지구를 차갑게 하는데 모두가 함께해야 합니다.

(2022년, 강남)국지성 폭우로 사망 9명, 이재민 5,848명, 시설물 피해 14,796건
(2022년, 파키스탄)홍수로 인한 사망 1,290명, 부상 1만2500명 발생


국가적 차원의 노력은 하고 있지만

세계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여,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1.5°C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위한 국가별 감축비전을 선언하였다.


한국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 실현을 목표로,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쉽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서울시도 국가와 같이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서울의 연간 온실가스배출량은 4천6백60만 톤(‘22년) 으로, 시민 1인당으로는 연간 약 4.8톤 정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어디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나

“서울의 온실가스는 어디서 나올까요?


공장이 아니라, 우리의 집, 사무실, 음식점, 그리고 자동차입니다.

서울의 연간('22년) 온실가스 배출량 4,660만 톤 중, 건물과 수송 부문이 전체의 86.4%(건물 67.9, 수송17.6 등)를 차지합니다.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10.8% 정도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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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탄소중립의 열쇠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가정과 업무·상업 건물 등에서 사용하는 전기, 도시가스에서, 자동차 이용에 따른 연료사용에서, 쓰레기 처리과정에서 직·간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공장 등 제조업이 거의 없다.


따라서, 탄소중립을 위한 시민들의 행태변화가 중요하다. “덜 쓰고(타고)” “덜 먹고”(특히 고기를), 그 결과로 “덜 버리고” 그러면 탄소중립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무조건 덜 쓰고 아끼자는 것은 아니다.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쓰자」가 맞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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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탄소중립전략.png <서울시 탄소중립 추진전략>


탄소중립 실천, 나는 이렇게 행동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처럼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궁핍한 60년대부터 80년대 초까지의 농촌생활에 체화되었던 사람에게는 탄소중립이라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과거로 회귀해서 살 수만 있다면 탄소중립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나는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꼭 해야 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절실한 ‘환경시민’의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① 손수건 사용하기

화장실 세면대 이용 후에 종이 타올을 이용하지 않고 손수건을 활용한다. 물론 손수건을 깜빡 잊고 출근했을 때에는 불가피하게 종이 타올 한 장으로 해결하려고는 하지만….


물론 종이 타올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냄으로써 탄소흡수원을 제거한다는 거창한 생각이 들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종이 타올을 많이 쓴다는 게 매우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조금은 다르지만, A4용지 1장 생산에 2.88g의 탄소 배출, 인쇄시 추가로 21.6g의 탄소발생한다고 함


② 여름철 시원차림

여름철에는 나는 아주 간편한 복장으로 출근한다. 성공한 CEO들은 전용 자가용으로 이동하고 사무실도 별도로 쾌적하게 근무할 수 있게끔 되어있어 항상 긴팔 와이셔츠와 정장 수트를 입고 출근한다. 멋지긴 한데, 비환경적이다.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최고의사결정권자들이 여름철 폭염이 심할 때는 가벼운 반팔 차림으로 대외활동을 하는 모습을 TV 등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봤으면 좋겠다.


여름철과 달리 겨울철에는 내의를 착용하여 사무실, 집안 온도를 낮춘다.


③ 5분 샤워

나는 샤워도 5분 이내로 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우리가 매일 마셔야 하는 물을 만들고 공급하는데 엄청난 행정력이 투입되고 있다. 원수를 취수하고 정수하고 상수도관을 통해 가가호호로 물을 보내는데 많은 전기와 에너지가 투입된다.

그래서 나는 공공화장실이나 공중목욕탕에서도 함부로 물을 틀어 놓고 칫솔질을 하지 않는다.


④ 플러그 뽑기

출근하려고 집을 나설 때 집안에 전등불 소등상태를 확인하고 쓰지 않는 전자레인지나 믹서기, 에어프라이어 등의 플러그를 뽑아버린다. 전기밥솥도 한 번에 밥을 많이 한 다음 꺼버리고 밥을 소분해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냉동보관한다.


⑤ 오래 입는 옷

좋은 옷을 구매해서 오래 입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옷 한 벌 만드는 천을 염색할 때 많은 물이 쓰인다고 하지 않는가! 패션산업에서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8∼1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청바지 한 벌 만드는데 7천∼8천 리터의 물이 사용된다고 하니 쇼핑할 때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돈이 별로 없어 저렴한 옷을 사 입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맘에 안 들어 새 옷을 또 사게 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⑥ 고기 줄이기

이제는 고기 먹는 것도 줄이려고 한다. 이미 나이 들어 키 클 것도 아니고 어차피 소식이 필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 사육과정에 소가 내뿜는 방귀나 트름에서 이산화탄소보다 25배 정도 강한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메탄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고기를 덜 먹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유엔보고서 등에 따르면 가축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총량의 18%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13.5%보다 더 많다고 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소를 키우는 농가에 방귀세를 부과한다고 하니 웃고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많은 양의 육류를 수입해 오고 있어 국내 자체 온실가스 발생량은 얼마 안되지만 어찌됐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⑦ 일회용품 줄이기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를 적극 활용한다. 플라스틱을 안 쓸 수는 없지만 최대한 안 쓸려고 한다.


디지털시대 쓰레기라 할 수 있는 메일함의 스팸메일이나 불필요한 자료들을 수시로 삭제한다.

이메일을 통해 자료(데이터) 전송하고 저장하는 과정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기후환경정책과장으로 재직 기간 중에 여름철 폭염기를 두번이나 맞게 되었는데, 폭염기에 에너지도 아끼면서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고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일거삼득(一擧三得)의 숏폼 형태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하였다.


⑧ 자동차(승용차) 안타기

마지막으로, 당연히 덜 탄다. 자동차를 타는 경우는 주말이나 예외적으로 불가피한 경우 아니면,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참고로, 전기차도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한국의 전력생산량의 60% 정도는 석탄과 LNG같은 화석연료를 태워 발전하는 관계로 일반 내연기관차에 비해 50% 수준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아마 지금도 유튜브에서 『서울시 시원차림』이나 『(서울시) 제로서울챌린지』를 검색하면 나와 기후환경본부 동료들이 함께 출연한 “여름철 간편차림 복장” 홍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나처럼 재미없는 사람에게 홍보 동영상 주인공으로 발탁해 준 당시 환경실천팀장에게 감사드린다.


마무리

탄소중립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기후위기를 만든 세대가, 해결의 책임도 함께 져야 합니다.

저는 그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오늘도 손수건을 챙깁니다.


다음 세대에게 안전한 지구, 차가운 지구를 물려줘야 할 책임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


기후위기를 만든 세대가, 기꺼이 해결의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지혜로운 유산입니다.

<맑은 날의 남산을 배경으로 한 서울의 전경>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내용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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