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설공사 발주, 관리 선진화방안-2편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出, 북랩) 저자
공공건설 분야에서 실적 등록, 하도급 계약서, 장비 보유 확인 등은 시공자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기준들이 형식에 그치며 실질적으로는 왜곡되고 있다.
낙찰자는 이름만 올리고 실제 시공은 지역 업체가 맡는 구조 속에서 책임은 흐려지고 품질은 저하된다.
제도를 만들었다고 해서 작동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제는 절차적 정합성을 넘어, 실행력을 갖춘 구조로 공공건설제도를 혁신해야 할 때다.
이 글은 수도사업소장 재직 시절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건설 현장에서 겪은 구조적 한계를 공론화하고자 하는 고백(苦白)이자 제안이다.
실제 시도했던 제도 개선과 그 과정에서의 좌절, 그리고 다시 찾은 통찰은 공무원과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를 공격하거나 지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제도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고백(苦白)이다.
현재 상수도공사를 포함한 관급 건설공사 발주는 실적등록, 하도급 계약서 제출, 장비보유 확인, 현장소장 지정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통해 시공자의 ‘적격성’을 확인하고 있다.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이 제도들은 형식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
실적 등록은 타인이 수행한 결과물을 자신의 실적으로 등록하는 형식적 등록 행위가 빈번하다.
하도급 계약서는 제출되지만, 실제 공사는 문서와 무관한 지역 업체가 수행하고 있다.
현장소장은 낙찰자가 바뀔 때마다 서류상 소속만 이동하고 실제 인물은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비 보유확인서는 공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요구되지만, 전문건설업은 법적으로 장비 보유 의무가 없으며 대부분 임대 장비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장비가 없는데도 보유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도 무방한 구조임에도, 입찰 조건을 형식적으로 맞추기 위해 허위 제출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는 입찰공정성과 책임 있는 집행체계를 훼손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시스템이 만든 허상
이처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제도는 존재하지만, 그 집행력은 형식에 그치고 있으며, 실질 시공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나 제재는 부재한 실정이다.
그로 인해 종종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첫째, 공정한 경쟁이 왜곡되고,
둘째, 실제 책임자와 문서상의 책임자가 일치하지 않으며,
셋째, 시공 품질은 불안정해지고,
넷째, 결과적으로 세금은 낭비되고 행정의 신뢰는 무너지게 된다.
제도의 틀은 있으되, 집행력과 실효성 없는 상태가 낳은 ‘행정의 맹점’을 드러낸다.
� 현실구조와 대안
그러나 이 모든 왜곡의 근본 배경에는 공사비의 현실적 보장 부재와 시간적 여유의 부족이 자리한다. 예산은 부족하고 기한은 촉박한 상태에서, 형식적 서류와 책임 회피는 일상화된다.
낙찰하한율 87% 체계는 ‘싸게 하되 제대로 하라’는 모순적 요구를 낳고 있고, 이는 필연적으로 책임 시공의 부재와 대리 시공의 관행을 조장한다. 건설사는 부족한 공사비를 메꾸기 위해, 짧은 시간에 일감을 처리하는"몰아치기" 공사를 하고, 잦은 공사계획(설계) 변경을 통해 건설사의 부족한 경비를 채워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한다.
특히 상수도 공사의 경우, 땅속 사정을 잘 아는 지역업체가 연속적으로 시공을 담당해야 누수·민원에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입찰체계하에서는 매번 배제되고, 결과적으로 관행적인 대리공사 등으로 인한 예산 낭비, 시공 품질 담보 불확실, 행정 신뢰 저하로 이어지는 구조다.
구조를 바꾸려 했지만.....
필자는 수도사업소장 재직 시절, 짧은 기간(1년)이었지만 공사발주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구조조정과 제도개선을 직접 시도하였다.
매년 반복되는 단가계약을 일부 통합 발주로 전환하여, 규모화된 중견업체 참여를 유도하고자 하였고,
소규모로 쪼개진 사업들(공사·용역)을 통합계획으로 관리해 비효율성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은 지역 업체의 반발, 그리고 내부 실무부서의 암묵적 저항에 가로막혀, 실질적 시행으로 이어진 것은 미미했다.
시스템을 바꾸려면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며, 관행과 유착 의혹을 뛰어넘는 실천력과 지지 기반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한계를 절감했다.
결국 제안은 정책으로 완성되지 못했고, 현장의 관행은 ‘견고한 제도보다 강했다’는 뼈아픈 교훈만 남았다.
✅ 우리는 왜 제도를 믿지 못하는가
행정은 ‘제도가 있다’고 말하지만, 시민은 ‘제도가 작동한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진짜 공정성이란, 형식적 요건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그 기준이 정직하게 이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적이 있다면, 실제 그 일을 했어야 하며,
낙찰을 받았으면, 실제 그 공사를 직접 해야 하며,
장비가 있다면, 실제 현장에 있어야 한다.
현장소장은 새 낙찰자가 선정될 때마다 기존 업체에서 새로운 업체로 서류상 소속만 이동한 채, 실제로는 동일 인물이 현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사업소를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 현장을 잊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상수도공사는 전문건설업종인 상하수도공사 면허를 보유한 업체에 의해 주로 수행되고 있다.
종합건설사의 참여는 업역규제 폐지 정책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그 결과 기술력과 관리역량을 갖춘 종합업체가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가 되어 있다.
또한, 서울지역 관내 업체 위주로 지역제한을 두어 발주하고 있으나, 낙찰받은 업체는 실제 시공은 하지 않고, 수도사업소 관할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업체가 대리 시공하는 관행이 고착화되어 있어, 그 결과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품질관리도 어렵다.
기술력보다 지역 연고와 관행이 우선되는 현재의 구조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공사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은 단지 특정 발주기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실상은 상수도공사를 비롯한 다수의 공공건설 분야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관행이다.
책임은 불분명하고, 기술력은 저하되며, 공정성마저 훼손되는 구조 속에서 행정 신뢰의 침식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큰 틀의 구조개편 방향 아래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관급공사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서는 기존의 '싸고 빨리' 시공 구조를 지양하고, '제대로, 책임 있게' 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사비와 공사기간의 정상화, 시공 연속성 확보, 감독 역량 강화 등 다각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1-1) 적정 공사비 보장 및 공사 기간 현실화
현재 관급공사의 낙찰 구조는 예정가격의 87% 수준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채택하고 있어 실제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시공사는 불가피하게 인건비와 자재비를 절감하거나, 대리시공에 의존하게 되어 품질 저하와 책임 회피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적정가격보장형 계약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는 공정한 절차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시민의 안전과 공공재의 신뢰를 확보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도요금 등의 공공요금이나 세금 인상 등 사회적 합의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1-2) 지속가능한 시공 구조 확보
특히 상수도와 같이 지하 기반시설을 다루는 공사의 경우, 지역에 대한 이해와 시공의 연속성이 핵심이다.
같은 지역에서 반복되는 공사에 대해서는 과거 이력을 알고 있는 업체가 연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품질과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공사관리체계는 누수 복구 등 긴급 상황에서도 빠른 조치와 민원 최소화를 가능하게 하며, 공사의 안정성과 공공성도 제고된다.
1-3) 공사감독 역량 강화
공사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공사감독의 실질적 역할 수행이다. 현재는 서류상 확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시공 주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독 공무원의 충원과 함께 기술적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이 필요하며, 현장 중심의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실질 시공 주체의 현장 확인과 공사비 집행의 투명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4)연간단가계약의 다년 보장 및 고용승계 유도
단기계약의 반복은 현장 기술력의 축적을 방해하고, 업체 간 경쟁을 불필요하게 격화시킨다. 신뢰할 수 있는 업체에 대해 일정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3년 이상 다년간 계약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신규 계약 체결 시 필수 인력에 대한 고용 승계를 유도함으로써 기술력의 연속성과 일자리 안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1-5)긴급누수복구팀의 직영 또는 준공영 도입
누수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수도사업소별로 상시 투입 가능한 직영 복구팀을 설치하거나, 복수의 업체를 사전 지정해 교대로 운영하는 준공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체계는 민원 대응 속도 향상과 품질 관리의 책임소재 명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도사업소의 조직 개편이나 인력 재배치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입찰단계의 불공정·형식주의가 시공 전반의 왜곡으로 이어짐”
공공공사의 시작은 입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현재의 입찰제도는 형식적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만 치중한 나머지, 실제 시공 단계에서의 품질 저하와 책임 회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낙찰하한율 경쟁을 중심으로 한 최저가 낙찰 방식은 시공사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원가절감을 유도하게 만들고, 이는 다시 대리시공, 자재 저가사용, 비숙련 인력 투입 등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러한 왜곡은 단순히 품질 저하에만 그치지 않는다. 반복되는 비정상적 하도급 구조와 기술력 없는 단기 사업자들의 난입은 지역 기반 건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건설에 대한 시민의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더구나 소규모·단기 공사의 반복 발주로 인해 실제로는 특정 업체에 집중되는 비공식적 독점 현상, 지역제한이 형해화되면서 발생하는 대리시공 관행 등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입찰제도 자체의 철저한 개편이 필요하다.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력, 시공 이력의 진정성, 지역성과 책임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입찰구조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발주 방식, 자격 요건, 입찰 평가기준의 정비 없이는 어떤 제도 개선도 현장에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다음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제안하는 실천적 개선 방안들이다.
2-1) 소액공사 통합 및 지명경쟁입찰 도입
현재 소규모 긴급공사는 건건이 발주되며, 이는 관행적으로 특정 업체에 반복 배정되는 문제가 있다.
1~2억 원 이하 공사라도 동일 사업소 관할 내에서는 통합 발주하고, 지명경쟁입찰을 통해 실적 기반의 공정한 선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해야 한다.
2-2) 지역제한 세분화 및 등록업체 기준 재정비
대리공사 방지를 위해 지역제한을 수도사업소 관내 3~4개 자치구로 세분하고, 일정 기술력·인력·장비를 갖춘 업체만 참가할 수 있도록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
2-3) 건설업역 규제 완화 및 종합건설사 참여 유도
상하수도공사는 토목, 건축, 설비 등이 융합된 종합공정인 만큼 업역 규제를 완화해 종합건설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2-4) 공사발주와 감독 기능의 이원화
현재는 발주부서가 시방서 작성부터 계약, 감독, 준공까지 전 과정을 전담해 이해충돌 우려가 존재한다.
공사감독(준공)을 타 부서나 외부 전문기관에 분리하여 배치하고, 필요시 감독(준공) 인력을 확충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2-5) 디지털기반 공사현장 투명성 보장 시스템 도입
공사현장 관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서류 점검을 넘어 실시간·공개형 디지털 시스템 기반의 감시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공사현장의 사진, 위치, 공정관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등록·기록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사감독관과 발주기관은 실시간 점검을 수행하며,시민에게는 공개 가능한 수준에서 정보 접근을 보장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외형적으로는 적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형식에 그친 ‘서류 공사’, ‘대리 시공’, ‘반복 낙찰’ 구조를 근본적으로 감시·차단할 수 있다.
2-5-1)투입 인력·장비의 디지털 기반 실시간 추적
현장 출입 인력과 장비에 RFID 또는 모바일 인증을 적용하고, 이력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기록하여 사후 조작을 방지해야 한다.
설계상 등록된 인력과 현장 실제 투입 인력을 자동 비교하여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AI 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다.
2-5-2)원도급자 책임 이행 보증제 도입
낙찰자에게 이행 확약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실제 책임 시공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감점, 입찰제한, 블랙리스트 등록 등 실질적인 제재를 부과하는 첵임 보증체계를 마련한다.
2-5-3) 공사 수행 실적의 실명 기반 귀속 제도화
낙찰업체가 실질 시공에는 참여하지 않고도 실적을 등록하고, 일정 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수령하는 구조가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 이는 실적의 귀속 왜곡과 시공 책임의 분산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실제 시공에 참여한 인력·업체의 정보가 실명으로 실적관리 시스템에 자동 연동되도록 하여, 대리공사에 따른 실적 왜곡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2-5-4) 공익신고 보호채널 + AI 기반 정황분석
반복 낙찰, 인력 투입 불일치, 서류 조작 의심 등 전자문서상의 이상 패턴을 감지하는 AI시스템을 구축하고,
익명 신고 플랫폼을 운영하여 내부 공익제보자의 용기 있는 제보를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공공건설의 신뢰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의 실천력,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조적 시스템 전환이 함께할 때, 비로소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문화적 전환이 필요하다.
3-1) “싸고 좋은 것”에서 “제대로 된 것”으로의 문화 전환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 장기적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하며, 시민과 행정 모두가 “싸고 빨리”가 아닌 “비싸더라도 제대로”라는 관점으로 전환하는 문화적 전환이 요구된다.
3-2) 절차와 품질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
절차적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민원 처리의 신속함만을 강조하기보다, 품질 있는 시공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시민에게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3-3)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제도개혁
수도요금 인상이나 시공 방식 개편 등은 시민 부담을 수반하므로, 공청회, 시범사업,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충분한 사회적 숙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책을 고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제도 개선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
소결
“절차도 중요하고 결과도 중요하다.” 이 상식적인 원칙을 관급공사 제도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정비와 함께, 시민의 공감과 정책 결정자의 용기가 필요하다. 공사금액과 기간을 현실화하지 않고는 공정도, 품질도,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 진정한 행정의 신뢰는 ‘싸게’가 아니라 ‘제대로’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공공건설에 대해 “싸고 빨리”를 기대해야만 하는가?
이 글에서 제안한 다양한 개선 방안은 단순히 제도를 더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도가 실질을 담보하고, 현장에서 구현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단편적 보완이 아니라 품질, 공정성, 책임성, 지속가능성을 담은 구조 전환을 위한 전략입니다.
공공건설의 품질과 공정성 확보는 결국 적정한 공사비와 충분한 시공 기간, 공사 이력과 책임의 연속성, 디지털 기반의 실시간 검증 체계,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과 정책결정자의 합의와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제도개선은 어느 정도의 시간과 절차를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에 그 이전에라도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현장 공무원들의 책임감 있는 관리와 감독, 실제 공사 주체에 대한 철저한 확인, 부조리를 용인하지 않는 장악력이 그것입니다.
공사현장은 단순히 서류로 관리되지 않습니다.
현장의 실천력은 어떤 제도보다 빠르게 부조리를 막고, 품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만약 제도개선만을 기다린다면, 그것은 공직자의 책임 회피이자 무사안일일 수 있습니다.
‘싸고 좋은 것’을 찾기보다, ‘비싸더라도 좋은 것’,
‘빠르기보다 제대로 된 것’을 향한 사회적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절차 없는 결과는 공정할 수 없고, 품질 없는 절차는 신뢰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제, 행정이 시민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어야 합니다.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꿀 것인가?”
*이 글은 글쓴이의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 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