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행정과 녹색예산 확충에 대한 소고(小考)

탄소배출에 상응하는 상쇄비용 부담 > 녹색예산 확충

by 김정선

김정선 서울시 전문서기관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저자


탄소배출자가 상쇄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기후정의"에 부합한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녀는 지난 2019년 9월, 뉴욕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5일간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서 미국까지 이동했습니다.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기후위기 앞에서 나의 탄소발자국은 정당한가’를 되묻는 상징적 행동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행동하는 기후윤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부문은 기후위기에 정책적으로 응답할 책임 있는 주체로서,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예산 확충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 글은 ①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한 탄소상쇄 재원 마련 방안과

② 대규모 행사에서의 탄소배출 상쇄기준 도입 방안을 통해 서울시 기후대응기금의 지속가능한 재원 기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공적 항공마일리지의 온실가스 감축비용으로 전환

공무원들은 국제회의나 행사 참석, 정책연수 등을 이유로 국외공무수행 출장을 자주 가게 된다.

그러면, 비행기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되는데, 그러면, 불가피하게 탄소배출을 하게 된다.

물론, 공무원이 탄다고 해서 추가로 더많은 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공무원들이 국외출장 시 발생하는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서울시에 양도하여 기후대응기금 세입으로 편성하거나 나무 심기 등 탄소배출 상쇄사업에 사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참고로, 이 건은 글쓴이가 기후환경정책과장으로 재직 시 서울시에 창의아이디어로 제출한 바 있으나 채택되지 않았었다.


비행기 승객 1명이 항공기로 1㎞ 이동할 경우에 102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서울에서 파리까지 8,965㎞를 이동할 경우 1인당 914㎏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하니, 항공기 이용을 자제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에 따른 탄소배출을 어떻게 상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일례로 서울에서 개최된 어느 국제회의에 참여한 외국 주요 인사들이 항공기 이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서울시에 문의한 적이 있었다.


해당 국제회의 주최 측에서 외국 주요 인사들의 항공 일정을 파악하여, 전체 항공기 이동거리를 합산하고 탄소배출 계수를 곱하여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정한 다음에,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만한 비용을 산정하였다.


그렇게 해서 산정된 상쇄비용 만큼을 “서울기후대응기금”이나 “서울에너지복지기금”에 산입하는 것을 제안한 것인데, 당시 나는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뒤의 사정은 어떻게 됐는지 알지는 못한다.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항공기 이용자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상쇄비용 지출에 호의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공적 항공마일리지 활용방안>

서울시 공무원이나 산하 기관 임직원들이 국외출장 시 항공기(국적기인 대한항공,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경우, 생성되는 항공마일리지를 탄소배출 상쇄비용으로 전환하여 서울시 기후대응기금에 편입하고,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각종 탄소감축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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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정부는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직접 기후대응기금으로 전환하기보다는, 기부물품으로 전환하여 사회복지 영역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공직자의 사회공헌 책임이라는 점에서는 의미 있으나,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목적에는 재정 귀속의 명확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향후에는 마일리지 일부라도 탄소상쇄 기금이나 기후기술 투자 재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병행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서울시 창의아이디어로 이 건을 제안할 당시 함께했던 담당사무관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공적인 항공마일리지는 출장 항공권 구매에만 사용 가능하여 실제 사용하는 경우가 적고 유효기간 만료로 소멸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24.7.)에 따르면, 공적 항공마일리지 활용실태조사 결과, 2023년에만 3500만 마일리 지가 유효기간 만료로 소멸되었으며, 퇴직자들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3900만 마일리지에 이른다고 한다.


<제도상 한계와 보완 필요>

게다가 적립 마일리지는 현금으로 바꿀 수 없고, 출장자별로 적립되어 서울시 차원에서 활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가능한 방안으로 제시된 것은, 서울시가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주요 항공사와 협약을 맺어 공무출장으로 발생한 직원별 마일리지를 서울시로 일괄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시로 양도된 마일리지는 항공기 사용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고려하여 "서울시기후대응기금" 세입으로 편성하거나 또는 서울시 정원조성, 나무 심기 지원에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렇게만 되면, 서울시 공직자들이 온실가스 배출자에서 상쇄자로 전환되어 서울시 공직자의 위상과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뿐만아니라, 부족한 기후대응 재원 확보에도 기여하고, 민간부문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쳐 의미 있는 "사회운동"으로 확산될 수도 있는 불쏘시개 또는 마중물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대규모 축제나 행사시 탄소배출에 대한 상쇄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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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온실가스와 환경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행사나 회의 개최의 경우, 탄소배출에 상응하는 상쇄비용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제안한다.


서울시가 2023년 10월에 개최한 서울국제기후환경포럼에서는, 연사·청중 등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계산하여, 그에 상응하는 크레딧(배출권)을 자발적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 구매해 행사개최에 따른 탄소배출을 상쇄한 바 있었다.


사전등록자를 대상으로 포럼참석을 위한 교통수단 등을 사전에 설문조사하여 대략적인 탄소배출량을 계산하여 15 Co2톤에 해당하는 탄소크레딧을 기후변화센터의 자발적 탄소시장 플랫폼 ‘아오라’를 통해 구매하였는데, 그 크레딧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액이 캄보디아 농가의 기후위기 대응사업에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런 사례를 감안했을 때, 매년 10월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원에서 개최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표본으로 축제 주최 측에서 탄소배출량을 카운팅해서 그에 상응하는 탄소상쇄비용을 서울시 기후대응기금 등에 출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수십만 명이 운집하고, 수만 발의 폭죽이 한꺼번에 발사되는 대규모 행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불꽃축제 직후 인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5분 만에 140ppm 이상 상승하고, 초미세먼지(PM2.5)는 평상시의 7~10배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고 한다.


행사 당일 예상되는 탄소배출량은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5천~1만 톤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대규모 행사에는 탄소배출을 정량적으로 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상쇄비용을 서울시 기후대응기금 등으로 출연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저탄소행사 가이드라인의 제도화

사실은 내가 서울시 기후환경정책과장 재직 후반기 즈음에, 이런 방안을 포함하여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서울시 시설물(부지)을 활용하여 개최하는 대형 행사(회의 포함) 추진시, 행사 주최측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그래도 불가피하게 배출하는 탄소에 대해 이를 상쇄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준칙, 즉『저탄소 행사 가이드라인』을 준비하였었다.


가이드라인의 완성도와 수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의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여의치 못해 부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다 보니 실효적인 안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두 가지는 반드시 반영되기를 바라면서 후임자들의 노력을 부탁드린다.


마무리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제안은 녹색예산을 실질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이다.


첫째, 공적 항공마일리지를 서울시 기후대응기금에 귀속하는 방안은 공무원 윤리와 기후재정이 결합된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둘째, 대형 행사에 대한 탄소상쇄비용 제도화는 도시가 직면한 고탄소 활동의 구조적 개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되며, 이를 위한 “녹색예산” 확충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발생자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다량 배출자에 대해서는 보다 강화된 사회적 책임감에 기반한 규제가 따라야 할 것이다.


규제가 따르지 않으면, “외부불경제”로 인해 초래되는 사회적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공적 재정 투입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기후정의나 경제정의 실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높이 오르지 않아도 꿈꿀 수 있는 이유』(2025.1. 북랩出)의 내용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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